[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박현규기자]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채택되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첫발을 잘 내디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역시 겉으로는 환영의 메시지를 보내지만 내심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 중국 군용기 1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을 무단 진입하였다. 방공식별구역이 영해나 영공은 아니지만, 군사 목적으로 그 선을 넘을 때는 해당 국가에 사전 통보하는 것이 국제관례다. 중국은 이를 무시했다.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1월은 평창올림픽 개막 열흘 전이었고, 지난 2월은 남·북 정상회담 물밑 접촉이 한창 이뤄지던 시기다. 지금은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한반도 정세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중국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가 바라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를 살펴보자.
첫째, 중국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역할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 핵 문제의 해법으로 쌍중단, 쌍궤병행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요구하는 6자회담 재개는 ‘판문점 선언’ 어디에도 언급이 없다. 그나마 한국전쟁 종전선언 당사국으로 중국을 특정한 것이 다행이지만,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이라고 여지를 두어 남·북·미에 후순위로 밀려있다. 그렇다고 마땅한 역할을 찾기도 어렵고, 현재의 평화 무드에서 고집을 부릴 수도 없다.
둘째,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주변국에 그칠 경우, 중국 내에서 시진핑의 입지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 패싱론이 부각되는 시점에 전격적으로 북·중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영향력에 대한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전 시진핑의 방북 요청을 김정은이 거절한 바 있다. 중국과 일정 거리를 두겠다는 북한의 의도다. 이에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5월 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긴급하게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조급함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셋째, 중국의 꿈, 중국몽이 멀어지고 있다. 시진핑 정책의 핵심은 중국몽이다.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석유, 식량 등의 생존권을 쥐고 북한을 앞세워 한반도에서 미국과 힘의 균형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한반도 힘의 지도가 미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지며 나아가 아시아의 패권이 미국으로 넘어갈 판이다. 시진핑이 주창하는 중국몽에 역행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한국전쟁 참전으로 18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본 나라다. 당연히 한반도 내에서의 일정 지분을 주장하고 싶어 한다.
이와 같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중국 영향력이 약화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중국은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드 보복에서 보듯이 한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G2 강대국임에는 분명하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한반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이다.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 현실은 인정하되 중국에 끌려다니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6기 박현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