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4월 27일, 우리 측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2000년 6월에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2007년 10월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약 10년 뒤인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번 기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돌아보고, 6월 12일 개최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내용을 몇 가지 키워드로 분석해보았다.
1. 2018 남북 정상회담
-2018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까지 무슨 일이?
보수정권이 집권한 약 10년의 기간 동안 남북 관계는 악화되었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높아져만 갔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 진행해왔으며 이에 트럼프 정부도 강경한 입장을 내놓으며 대북 선제 타격론 또한 급부상했다.
하지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2018 신년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반도의 평화를 지향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고, 얼마 뒤에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북한의 김영남과 김여정이, 폐회식에는 김영철이 참석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갔다.
이후 2018년 3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대북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고, 이날 회담에서 2018년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합의했다. 그리고 약 3주 뒤인 2018년 3월 29일에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정상회담을 4월 27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다.
약 10년 만에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은 얼마 전까지의 위기를 겪고 있던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바람을 불어올 것으로 기대되어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따라 국내 언론 176개사 2,127명, 해외 언론 196개사 924명이 등록하여 총 3,051명이 취재를 위해 프레스센터에 등록했다.
이는 지난 2번의 남북 정상회담 때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남북 관계에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8 남북 정상회담, 남과 북을 잇는 길이 열리다.
마침내 2018년 4월 27일 아침 9시 30분경,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 분계선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며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시작을 알렸다.
이때, 김정은 위원장의 돌발 제안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약 10초간 군사 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이후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의 우리 측 관계자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제1부부장 등의 북측 관계자들의 기념촬영을 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남북 정상회담, 어떻게 진행되었나
- 오전 10시경 우리 측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과 북측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대표로 참석한 모두발언(오전 정상회담)이 열렸다. 11시 50분경에 오전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후에 추후 일정을 진행하기로 하며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 오후 4시 30분경,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떼 1001마리를 이끌고 방북한 길로 유명한 ‘소떼길’에서 오후 일정의 시작인 기념 식수 행사가 진행되었다. 6.25 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각각 백두산 흙과 대동강 물, 한라산 흙과 한강 물을 주었고, 파주 화강암으로 제작되었고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가 적힌 비석을 함께 공개하였다.
- 오후 4시 43분경,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단 둘이서 도보다리 산책을 진행했다. 약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여담이지만 여러 언론사들이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만이 들린 이 산책 행사를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며 공개했다.
- 오후 5시 59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 서명식을 가졌고, 오후 6시 2분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였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이야기는 ‘판문점 선언’ 키워드에서 자세히 다룬다.
- 2018 남북 정상회담의 마무리 행사로 오후 6시 30분에 평화의 집 3층에서 환영 만찬을 가졌다. 우리 측 34명과 북측 26명, 총 60명이 참석하였는데,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위원장 내외 모두 참석하며 최초로 남북 퍼스트레이디간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 만찬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 북측 인사들을 환송하는 환송식이 열렸는데,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큰 화제를 끌었다. 이후 영상쇼 ‘하나의 봄’이 공연되며 2018 남북 정상회담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판문점 선언,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일정 중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일정은 아마도 판문점 선언 발표였을 것이다. 약 10년 만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협정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선언 전문에서 발췌한 중심 내용이다.
1.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 민족자주 원칙 확인, 기존의 선언과 협의의 철저한 이행
- 각 분야의 협상과 대화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 대책 수립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 각계각층의 교류와 협력 및 왕래와 접촉 활성화
- 이산가족 상봉행사,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
- 10.4 선언의 사업 적극 추진
-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 전면 중지
- 서해 평화수역 조성과 평화 대책 수립
- 군사회담의 잦은 개최 약속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 무력 불사용, 불가침 합의 재확인 및 엄격 준수
- 상호 군사적 신뢰의 실질적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 실현
- 올해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또는 4자 회담 개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확인
4. 이외 정상회담 정례화 및 직통전화 실시, 올해 가을, 평양에 문재인 대통령 방북 약속 등.
이와 같이 판문점 선언에서는 주로 남북의 협력과 평화, 비핵화 중심의 내용을 담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핵심은 1950년 6.25 전쟁 이후 약 70년간 지속된 정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한반도를 비핵화 상태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물론 앞으로 이행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이는 남북관계가 상당히 호전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 제공=대한민국 청와대,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2018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은?
국내에서의 정상회담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약 94%의 국민이 긍정적으로 바라보았고, 북미 정상회담 결과 예측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92%,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8%로(이상 KBS 설문조사 참고) 나타나며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계에서도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의 정당들이 환영한다는 논평과 함께 판문점 선언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협력을 약속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은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끌려간 위장 평화쇼라며 평가절하하며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2018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는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대표로 각국의 지도자와 대표들 대부분이 환영한다는 입장과 앞으로의 결과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CNN, ABC, 타임지 등 해외 언론사들 대부분이 2018 남북 정상회담을 메인 속보로 보도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 북미 정상회담
-2018 남북 정상회담보다 더 큰 기대를 가지게 하는 북미의 만남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껏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전 세계에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왔다. 특히 서로를 '로켓맨'과 '전쟁 미치광'이 등의 표현으로 비하하며 한반도에 위기를 몰고 오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던 두 사람의 만남이 공식화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대단한 충격에 빠졌다.
물론 우리나라와 북한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한미 동맹으로 한반도의 안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지금껏 미국이라면 신물을 내며 분노했던 북한의 만남이 더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핵보유국의 대표 격인 미국은 지금껏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주도하며 이끌어왔는데, 이번 정상회담으로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북미 정상의 첫 만남, 어떻게 진행될까?
지금껏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00년에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된 직후, 남미북의 평화모드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빌 클린턴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했으나, 조지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무산되었었다. 따라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것은 최초의 북미 정상의 만남으로써의 의미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과정
지난 2018년 3월 5일에 북한에 방문하여 회담을 가졌던 대북특사단 중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미국에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며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이후 2018년 3월 31일,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하여 김정은을 만났고 2018 남북 정상회담의 후인 5월 10일에 재방북하여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재방북에 맞춰 북한은 현재 납북되어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하며 북미 정상회담의 진전 상황에 청신호를 환히 밝혔다.
한편, 미국 현지 시각으로 5월 10일 아침, 트위터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걸맞게 근무 시작 시간 직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며 트위터에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미국 현지 시각으로 2018년 5월 11일, 우리나라의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밝히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에 초점을 맞춘 회담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전인 5월 22일,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6자 회담 당사국의 반응은?
대한민국, 미국,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로 구성된 6자 회담 당사국들 모두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먼저 대한민국은 정계와 국민 모두 가릴 것 없이 환영의 뜻을 내비쳤고, 미국에서는 매우 놀란 듯한 반응을 보이며 대한민국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잘 수행했다며 칭찬하며 환영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현재 북한과 미국에게 대놓고 ‘재팬 패싱’을 당하고 있는 일본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일본이 소외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음을 밝혔고, 중국 또한 환영하지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우리 방공 영역인 KADIZ에 중국 군용기를 침입시키는 등의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다소 방관적이고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떤 결과를 낳을까?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는 준비 과정에 따라 미국과 북한 사이에 이렇다 할 협상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생기고 있다. 상대적으로 준비 과정이 길어질수록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한 협상 내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조금 우세하다.
하지만 지금껏 없었던 첫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적 위상을 얻기 위해서 오히려 예상보다 과감한 협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평화, 새로운 시작’, 이번 2018 남북 정상회담의 공식 슬로건이다. 지금껏 남과 북은 1950년 이후로 약 70년간 전쟁의 위기와 고통 속에서 힘겹게 살아왔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평생을 외로이 살아가는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의 고통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한반도에 뜨거운 핵의 열풍 대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수 있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6기 정민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