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2월 13일 오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채 발견됐다.
‘김정남 암살과 북한테러 대응’ 주제의 정책세미나에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정치적 위협 대상도 아닌 김정남을 암살한 김정은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수령절대주의 유일폭압체제인 김정은의 지시 없이 누가 감히 백두혈통의 적자인 김정남을 암살하라고 지시할 수 있겠느냐”며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 세력에 김정은이 있음을 강하게 피력하였다.
이에 김정남 암살의 목적에 대한 갖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열린 국정원 긴급 간담회에서 김병기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김정남의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오더(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였으며, 이는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에 대해 라이벌 의식, 혹은 장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김일성은 김정남을 불러다가 사진을 찍고 밥도 먹고 무릎에도 앉힐 만큼 아꼈던 반면 김정은을 포함한 그의 형제들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김정남에 대한 김정은의 적대감은 집권 초기 김정은이 김정남에게 사람을 보내 김일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모조리 회수하게 한 것, 김정일 사망 당시 김정남의 장례식 참석을 저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게다가 김정남은 7년 전 한 인터뷰에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며 “젊은 세습 후계자(김정은)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의문이다”라는 발언을 해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린 일도 있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조영지기자]
한편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위치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24일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살인사건 수사에 있어 전문성을 보였지만 북한의 주장은 이에 걸맞지 않았다“며 북한의 억지주장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범죄가 숨어 있는 곳이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7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말레이시아 일일 대표 타밀이 출연하여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최초의 외국인 암살 사건이었다”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도 북한산 석탄 수입을 대폭 줄이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12일 오전 이루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더불어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은 중국이 적극 반대하는 한반도 사드(THAAD)배치에 대한 명분을 더한다. 또한 김정은의 ‘대안세력’으로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아온 김정남이 제거되며 중국은 김정은에 대한 또 다른 견제책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김정남 암살사건은 북한의 국제 평판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러학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교수는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한정권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가 더욱 강경해질 전망”이라고 밝히며 “북한인권,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UN 회원국 자격 문제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북한의 대남 테러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비전략으로 테러에 대비한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의 확립, 민 관 군 사전 협조체제, 한미군사대비태세의 강화, 우리 군의 대북 억제력 구비를 포함한 군사대비태세의 확립, 주변 우방국과 테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 북한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대화, 교류협력 모색 등을 제시하였다.
한편 “통일을 꿈꾼다”며 “삼촌은 독재자”라는 발언을 한 바 있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신변 또한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시신 인수 및 DNA 대조를 위한 입국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조영지기자]
묵직한 소재에 대한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을 수 있게 글을 써줘서 고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