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난 후에 경기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상당히 중대한 문제이다. 하지만, 작년 열렸던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올림픽 경기장은 약 6개월 뒤 아무 사용도 하지 못한 채 폐허로 변해 버려 많은 사람들의 충격을 사고 있다. 몇몇 올림픽 경기장들의 입구는 판자로 막혔고, 나사들은 바닥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방송실은 반쯤 분해된 채 발견되었고, 올림픽의 개·폐회장이자 축구장이었던 마라카낭 경기장은 좌석들이 온통 뜯겨져 널브러진 채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우빈기자]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리우 시는 시민들에게 경기장이 쓸모 없는 존재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태권도 경기장과 펜싱 경기장은 학교로, 다른 종목의 경기장 두 곳은 분해될 전망이었다. 분해된 경기장 중 한 곳은 네 개의 학교로 다시 지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약속들 중 지켜진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시장 측에서는 이 계획들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표시를 해왔으나, 정확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이 아름답던 경기장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일까? 올림픽이 끝난 후, 도시에서는 올림픽 공원의 관리를 담당할 민간 기업들을 구하기 위해 경매를 벌였지만, 입찰자가 없어 제대로 된 처리를 해내지 못했다. 이런 난감한 상황은 체육부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주게 했다. 레오나르도 피시아니(Leonardo Picciani) 체육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공원을 담당할 민간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기업들에서 큰 관심을 보이지 못한 만큼 이 비운의 공원을 담당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브라질과 리우 데 자네이루는 이 올림픽 경기장을 제외하고도 이미 많은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올림픽 공원은 리우 데 자네이루의 63만 명의 거주민 중 약 5%만이 살고 있는 리우 데 자네이루의 교외 지역에 건설되었다. 애초에 쓸모 없는 건물로 탄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올림픽 공원의 위치는 행운이나 마찬가지다. 더욱 빈곤한 지역에 세워져 방치되어 있는 시설들 또한 많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 리우 데 자네이루의 경기장이 폐허가 된 것은 이미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4년 열린 아시안게임의 개최지였던 인천 또한 지금 빚더미에 주저앉았다. 인천의 아시안게임 관련 부채는 약 922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발견됐다.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아주 많은 양의 빚 뿐이었다.
다음 올림픽이 진행되는 곳은 바로 우리나라의 평창이다.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와 1988년 올림픽대회를 개최한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 공원은 현재 방치되는 곳은커녕 다양한 체육시설과 콘서트, 그리고 나들이 장소로 완벽한 종합공원이 되었다. 엄청난 돈을 들여 세운 경기장이니만큼, 평창의 올림픽 경기장은 리우 데 자네이루처럼 방치되거나 폐허가 되는 일 없이 시민들을 위한 공원이나 학교, 운동기관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4기 박우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