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유진기자]
지난 2013년 서울시에서부터 도입해 확산된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들을 위해 관련 공공 기관 등에서 가방고리 등을 지급했다. 그러나 효과가 미미하자 스티커만 붙여놨던 좌석을 '핑크 카펫'으로 변화시켰다. 과연 사람들의 태도는 변화했을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꽉 찬 만원 지하철 안, 한 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는다. 뒤이어 한 학생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는다. 객차 한 칸당 좌석이 대략 54개라고 고려했을 때, 노약자석을 제외한 일반 좌석 42개 중 임산부 배려 석은 단 두 자리뿐이다. 임산부 배려석이 일반 좌석의 5%도 차지하지 못하는 낮은 비율임에도 불구하고, 임산부들은 '노인석'이라고도 불리는 노약자석에서, 일반 좌석에서, 심지어 임산부 배려석에서 마저도 배려 받지 못하고 외면받는 현실이다.
'임산부가 왔을 때 비켜주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지만, 임산부가 지하철에 탑승했을 때 자리를 양보해주는 승객은 소수일뿐더러, 잠자는 척, 휴대폰 하는 척을 하며 자리를 비켜주기 않기 위해 애를 쓴다. 또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임산부에게 한 노인이 자리를 비키라며 성을 내 마지못해 자리를 비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가 나온 임산부를 보고도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나 몰라라 하고, 일반 좌석에선 양보 받기 힘들어 서서 가야만 하는 상황을 겪은 임산부들이 많다.
사람들은 육안 상으로 배가 나온 사람을 임산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초기 임산부들은 더욱더 배려 받기 힘들다. 이에 임산부들은 티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산부 배려석에 앉기도, 양보를 바라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부산시에서는 핑크 라이트 캠페인을 기획했다. 핑크 라이트 캠페인은 핑크 라이트 펜던트(무선 신호기)를 소지한 임산부가 대중교통에 탑승 후 임산부 배려석으로 이동하면,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핑크 라이트가 신호를 감지해 반짝이게 된다. 이때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던 승객이 핑크 라이트를 보고 좌석을 양보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는 부산-김해 경전철에 시범운영을 했고 이어 올해는 부산도시철도 3호선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핑크 라이트가 더 많이 설치되고 운영되어, 더 많은 임산부들이 눈치 보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박유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