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황 대행은 본래 국무총리직을 맡고 있었으나 지난 12월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인해 임시적으로 국정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16일 여론조사 전문 업체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를 참고하면, 황 대행의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도 1.2 퍼센트가 오른 16.5 퍼센트로 확인되었다. 유력 대선주자들 중 현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뒤를 잇는 견고한 3위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2배에 가까운 수치로 따돌리고 있다. 현재 보수 진영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황교안 권한대행의 10퍼센트대 지지율에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이다.
▲지난주와 비교해도 71.2%의 성장을 보인 황 대행의 페이스북 '좋아요' 수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최우혁 기자]
'최순실 게이트' 이후 지지 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의 노골적인 '황교안 띄우기'에 눈길이 자연스레 쏠린다.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3일 TBS 라디오에서 "국민이 지금 (출마하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황 대행의 대선 출마의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지난 10일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이루어진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과 황 대행의 질의응답은 황 대행의 현 국정 운영에 만족감과 감사를 표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황 대행 본인은 비록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단호히 표명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들이 대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계획에 관해 질문하자 "적당한 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10일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도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대통령으로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국정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대답하며,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은 왜 안 하느냐"는 추궁에도 "국정 안정화에, 지금 어렵다. 온 공직자와 함께 전념하고 있다"며 확실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어찌 보면 동문서답처럼 들릴 수 있는 황 대행의 애매모호한 태도로 인해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더욱 강력하게 시사되고 있는 것이다. 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고건 총리의 행적과 현재 황 대행의 언행을 비교하자면, 신중한 대통령 권한 행사에 주력했던 고건 전 총리와는 달리, 황 대행은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 공식 업무일부터 국정 현안에 집중하고, 외부 행사를 빈번하게 참여하며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황 대행의 행보는 마치 대선 주자의 그것과 다름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보수 진영의 지지율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존재로 분석되는 황 대행이 만약 출마하지 않을 경우, 그의 10퍼센트 대의 지지율이 어디로 쏠릴지도 관심사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가장 많이 옮겨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월에 들어 10퍼센트 가량 지지율이 상승한 황 대행의 현재 지지도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선언의 효과를 확연히 드러낸다. 그렇다면 과연 황 대행이 불출마할 경우, 황 대행의 지지도가 자유한국당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일지도 의문이다. 여권에서 황 대행 외의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도를 보유한, 이렇다 할 대선 주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는 것이 실정이기 때문이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되어 1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예측도 존재한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한 선택은 대선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법한 무게의 선택이다. 자유한국당 주자가 20퍼센트를 넘어서는 지지도를 얻을 수 있을지, 혹은 압도적인 야당 주자들의 지지율에 밀려 대선의 주요 주자로 발돋움하지 못할지는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박영수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이 오늘 16일 황 대행에 신청되었다고 한다. 지난 10일 대정부 질문에서 지금은 특검이 "기본적으로 수사에 전념할 때"라며 수사기간 연장에 대한 답을 바라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이라며 확답을 피했던 황 대행이 3월까지 수사 연장을 허락할지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황 대행 측은 오늘 현 시점에서 구체적 답변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관련 법에 따라 검토"할 것을 밝혔다. 특검 연장과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해 황 대행의 입은 굳게 닫혀 있다. 그의 침묵이 언제 깨질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최우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