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한국외국어대학교,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타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다문화 사회란 무엇일까? 지난 6일, 쓰쿠바대학이 주최한 다문화 공생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에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단순히 일본에서 진행된 다문화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과 <82년생 김지영>을 주제로 각국의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교류회도 가졌다. <82년생 김지영>은 70~80년대 한국 여성들의 삶을 ‘김지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묘사한 소설로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크게 성공하면서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일본에서도 20, 30대 여성들의 공감대로 자리 잡으면서 이 책을 통해 한일 학생들이 다문화 사회 속 ‘여성’이라는 낯선 타자와의 공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쓰쿠바대 교수의 제안에 따라 심포지엄 마지막 타임에 교류회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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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회는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양국 학생들이 책의 내용이나 궁금한 사항에 대해 서로에게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일본 대학생들 중에선 전세제도처럼 한국의 문화적인 부분에 관심을 보인 학생이 있는가 하면 <82년생 김지영>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과 페미니즘 여론에 대해 궁금해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특히 당시 70~80년대 여성들의 삶과 (책에 서술된 김지영 씨 이야기)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으로 인한 불편함 대해 한일 학생들 간의 공통적인 인식이 두드러졌다.
‘한국에선 페미니즘 이미지가 부정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외대 재학생들은 페미니즘과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급진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존재함을 설명했다. 그리고 일본 학생들 역시 자국에서도 책에 서술되었던 것처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것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이 비일비재함을 이야기했다. 또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아이를 낳고 잃게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맞벌이 부부여도 주로 여성에게 가사 노동이 치우치는 현실에 의문을 던지고 여성 차별적인 사회구조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 및 젠더의 불평등과 남녀 사회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한일 양국 학생들이 서로 공통 주제를 통해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김경희_한국외대 교수)
이번 한일교류회는 양국 학생들에게 자국에서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 실제로 한국외대 참가자들은 쓰쿠바대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양국의 비슷한 사회 상황에 놀랐을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하면서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에도 일본 학생들과 시사 문제에 대해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는 말도 전했다.
코로나로 국가 간의 교류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지금, 온라인을 통해 한일 양국의 학생들이 ‘책’을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의견을 나누는 활동은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다. 이번 온라인 교류회는 국적이 달라도 서로의 사회문제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는 활동을 통해 다양한 구성원이 공존하는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는 의의가 있다. 그런 만큼 앞으로 이런 온라인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언택트 시대에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2기 대학생기자 김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