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1기 신수민기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언어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견해를 담았다. 말과 글,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까지. 이 책의 작가는 말을 아껴 글을 쓴다. 쓸모를 다해 버려졌거나,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가 직접 엿듣고 엿본 것을 기록하기 좋아한다. 언어의 온도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살아가면서 접했던 상황, 글,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모두 가슴속에 새겨둔 채 이 책에 담았다. 그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언어에는 따뜻함과 차가움, 적당한 온기 등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세상살이에 지칠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기도 하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건네는 문장으로 위안을 얻듯, ‘언어’는 한순간 나의 마음을 꽁꽁 얼리기도, 그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여주기도 한다고.
언어에는 커다란 힘이 있다. 말 한마디, 글 한 줄이 누군가의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더하여 누가, 언제, 어떻게 언어를 전달하느냐에 따라서도 청자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진다. ‘언어의 온도’에 나온 한 구절을 빌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해주세요. 이곳을 청소해주시는 분들, 누군가에겐 전부인 사람들입니다."
작가가 어느 기업에서 글쓰기 강연을 마친 뒤 들린 화장실에서 발견한 문구의 마지막 줄이다. 보통의 화장실이라면, "깨끗이 사용해주세요." 혹은 조금 신경 쓰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등의 문구를 흔하게 사용한다. 모두 읽는 사람을 주체로 글을 작성한다. 그런데 이 책에 인용된 글만은 달랐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환경미화원분들을 주체로 글을 작성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아차!’ 하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말을 함부로 하거나, 생각 없이 내뱉는 사람들, 내 주변에 꼭 한 명씩은 있고, 혹여 그 사람이 나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혹은 그런 나에게 조심스레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11기 신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