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0기 이승하기자]
“내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과, 북한에서 탈출한 것입니다.”
책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의 한 구절이다. 이 책은 1993년에 태어나 13살 때 어머니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박연미 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북한에서 살 때 항상 기아와 기근에 시달렸고, 제대로 된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 최신 디지털 기기에 대해서는 당연히 문외한이었으며, 심지어 정치 관련 외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외국 영화를 보는 것조차 금지되었기 때문에 바깥 세계와 단절된 삶을 살았다. 북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나라의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조금이라도 내비칠 시 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다. 박연미 가족의 경우 박연미의 아버지는 암시장 사업을 한 죄로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10년 동안 갇혀 살았고, 그 때문에 박연미의 어머니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오랫동안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다. 이런 고달픈 삶 속에 그녀는 사라진 언니를 찾아 그녀의 엄마와 함께 중국을 통한 탈북을 시도한다. 중국에서 그녀는 인신매매, 강간, 학대를 당하며 쉽지 않은 생활을 했지만 결국 몇 명의 다른 북한 사람들과 함께 무사히 중국에서 몽골로, 몽골에서 남한으로 찾아올 수 있었다. 현재 그녀는 한국에서 대학교에 다니며 북한 인권운동가로 일하고, 북한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나 북한 사람들이 겪는 “‘격리’로 인한 ‘무지’”가 잘 드러난다. 그들이 겪는 첫 번째 격리는 바로 ‘바깥세상과의 격리’이다. 외국 미디어나 언론과 아예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소식이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 방법이 없다. 책에 따르면 북한의 언론에서는 당국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하거나 북한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적들을 탓하는 기사밖에 보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철저한 격리로 인해 북한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 채 그들의 부당한 사회체제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두 번째로, 그들은 ‘인간 존엄성, 자유, 인권과의 격리’를 겪는다. 그들은 이러한 개념들에 대해 배운 경험 자체가 없기 때문에 사람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그들의 삶이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박연미 씨는 남한에 와서야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 등의 기본 인권 보장 법률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나 북한 여자들은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학대받는 일이 흔할 정도로 여성 인권은 더더욱 추락해있는 실정이다.
이 책의 저자 박연미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끔찍했던 자신의 과거까지 모두 드러냄으로써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북한 사람들의 인권 회복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이제는 우리 모두가 그녀를 포함한 용기 있는 탈북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차례이다. 이 책을 통해 음지에서 살고 있는 그들에게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0기 이승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