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포털사이트에 ‘콘돔’을 검색하면 그린인터넷 캠페인에 따른 검색결과라는 문구가 뜨고 연령에 따라 전체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안내된다. 일부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콘돔을 구매하려는 청소년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만 19세 미만은 콘돔을 구매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하지만, 사실 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니다. 돌출형 콘돔, 사정지연형 콘돔 등은 여성가족부 청소년 유해물건 고시(고시 제2013-51호)에 따라 청소년이 구매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이외의 일반형(초박형 포함) 콘돔은 청소년이 구매, 사용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청소년의 콘돔 사용에 대해 불법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은 콘돔을 사용하지 못하는 줄 알았다는 김민지(17) 씨는 “평소 성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와 어른들의 눈초리 때문에 콘돔이 성인용품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프리콘돔데이’가 열렸다.
지난 8월 5일 신촌 연세로 홍익문고 앞에서 EVE Sexual Healthcare(주식회사 인스팅터스) 주최의 프리콘돔데이 행사가 열렸다.
본 행사는 여성가족부의 ‘쾌락통제법’ 폐지를 촉구하고 청소년의 안전한 사랑을 보장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여성가족부 고시 제2013-51호, 일명 쾌락통제법은 청소년 유해물건에 대한 고시로서 돌출형 콘돔을 포함한 특수 콘돔을 청소년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EVE 측은 이러한 콘돔에 대한 법적 제한이 피임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고 청소년의 사랑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쾌락통제법 폐지 서명운동 동참을 당부했다.
[이미지 촬영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이채린기자]
당일 페스티벌에서는 서명운동 외에도 ‘나는야 콘돔왕’ 퀴즈와 ‘이브야 놀자’ 체험관, EVE포토존 - SNS 포스팅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나는야 콘돔왕’ 부스에서는 콘돔에 관한 상식 퀴즈를 진행하였다. 퀴즈 중에는 ‘콘돔은 재사용이 가능한가?’, ‘콘돔의 사용기간은 몇 년인가?’ 등의 문제가 포함되어 착각하기 쉬운 콘돔 상식을 점검해볼 수 있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이채린기자]
체험관 ‘이브야 놀자’ 부스에서는 페니스 모형과 콘돔을 사용해 올바른 콘돔 착용법을 교육하였고, 참여자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하였다. 또, EVE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사진을 게시하면 EVE Dotted(돌출형) 콘돔 한 박스를 경품으로 증정하여 ‘프리콘돔데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쾌락통제법을 겨냥하여 돌출형 콘돔을 경품으로 증정했으나 정작 해당 고시에 따라 청소년에게는 초박형 콘돔을 대신 증정해야 한다는 애로가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느루(성미산학교 11학년, 18세) 씨는 “이번 프리콘돔데이를 통해서 콘돔의 유통기한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하며, “청소년은 쾌락통제법에 의해 돌출형 콘돔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청소년도 안전하고 즐거운 섹스를 할 권리가 있다”고 쾌락통제법에 관한 견해를 드러냈다. 더불어 콘돔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청소년에게 “성관계는 잘한 것도 아니고 못한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다. 임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 피임을 잘 한다는 가정 하에 섹스는 당연한 권리”라며 섹스에 대해 죄스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이채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