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양원진기자]
전라북도 군산시에 있는 ‘산돌학교’에는 조금 특별한 학생들이 다닌다. 발달장애인들이 다니는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적이고, 최소한의 도움으로도 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동시에 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진 발달장애인 문화예술 연극단 ‘그랑’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월명동에 있는 발달장애 대안학교 산돌학교에는 대안 교육반과 성인장애인을 위한 평생 교육반이 있다. 산돌학교에서는 ‘장애가 있어서 느리긴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신념으로 인지교육, 일상생활교육, 컴퓨터, 음악, 체육, 현장학습, 부모교육, 특별활동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산돌학교는 전라북도 교육청으로부터 수업 인정 대안교육 위탁 학교로 지정되어있지만 미인가 학교이다. 이 때문에 산돌학교는 나라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 산돌학교는 현재 시, 도교육청으로부터 프로그램비를 지원받고 학생과 교사의 책임성을 갖게 하기 위한 면에서 학생으로부터 받는 아주 낮은 수준의 수업료와 지역사회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돌학교에는 발달장애인 연극단 ‘그랑’이 있다. ‘그랑’은 비장애인들에게는 쉬운 일상적인 일들이 발달장애인에게는 힘든 일이지만 그들이 잘 노는 모습을 보며 여가생활, 문화예술을 잘 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처음엔 직업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교육 연극은 진행하다 보니 글도 읽을 줄 모르던 아이들이 대사를 외워 반복하고 상대방과 호흡을 맞춤으로써 현재는 단순 직업교육이 아닌 사회성 함양과 정서교육, 직업훈련 등의 종합교육이 되었다. 연습의 결과 ‘그랑’은 발달장애인들을 사회적 약자라는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도움을 주기보다는 문화예술을 통해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행복한 꿈을 찾아가도록 도움을 주고자 공연을 기획했다. ‘그랑’은 군산의 ‘중바우 전설’과 군산 출신 고은 시인의 ‘아기바위 개바위’로 연극을 기획했다. ‘그랑’은 작년에 옥구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료공연,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료 공연을 했으며 수원 고은재단에서 시인 고은과 함께 40명 정도가 ‘그랑’의 무대를 관람하러 왔다. ‘그랑’은 이번 9월 전국장애인 연극제에 ‘중바우전설’로 출전을 결정하고 현재 출전 작품을 연습 중이다. 또한 11월 수원에서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공연을 계획 중이다. 이보미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꿈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함께 아이들을 응원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한다.
산돌학교 교감 이보미 선생님은 “산돌학교를 운영하며 학생, 가정, 교사, 지역사회에 변화가 생겼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한다. 이보미 선생님은 학생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는 발달장애를 가져 대소변 처리나 물건 사기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안 되고 말 표현이 서툴렀지만 학교에서 배워가며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점에서 변화가 이루어질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보미 선생님은 자신이 죽었을 때 혼자 남게 되는 아이를 걱정하면서 ‘내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다’라고 기도한다는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의 말을 들을 때 가슴이 아프며 ‘학교에 다니면서 발달장애인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자 더 이상은 전과 같은 기도는 하지 않겠다’는 가정의 변화를 듣게 되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아이와 가정과 함께 교사와 학교도 교육적으로 성장하며 처음보다 더 많은 꿈을 갖게 되었다고 이보미 선생님은 말한다.
이보미 선생님은 지역사회에서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산돌학교에서는 학생들 교육의 일환으로 시장에 심부름을 보내고 있는데 처음에는 상인들이 ‘아이들을 보내지 말고 차라리 전화를 하면 가져다주겠다’고 반응을 했지만 지금은 선생님들이 물건을 사러 가면 ‘애들 보고 싶은데 왜 애들 안 보내고 선생님이 오냐’며 아이들이 오는 것을 반긴다고 한다. 이보미 선생님은 처음에는 콩나물이라는 단어도 몰라 손바닥에 써가서 보여줬는데 아이들이 점점 ‘콩나물 주세요’, ‘오이도 주세요’, ‘오천 원 값 주세요’라고 말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자 한 시장 상인이 “처음엔 아무것도 못할 줄 알아서 다 해줘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지역사회에서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들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산돌학교장 홍진웅 선생님은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최소한의 사회적인 도움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의 소망을 밝혔다. 발달장애인들이 생활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이들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남았을 때 마을공동체로 살아갈 수 있는 ‘산돌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산돌학교의 앞으로의 목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양원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