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청소년의 '피, 땀, 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청소년 아르바이트]

by 4기이채은기자 posted Apr 24, 2017 Views 2669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청소년의 '피, 땀, 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청소년이라면 가벼이만은 여길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그리고 시간제 일자리, 소위 말하는 '아르바이트' 문제는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을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대두되었던 문제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적잖은 친구들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현장에서 얼마나 노동법이 지켜지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무작정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소에, 신입 '알바생'으로 찾아가 보았다.


storageemulated0SilentCameraSoft1491644084042.jpg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방.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채은기자]



?지난주 주말인 4월 8일부터 9일까지, 나는 한 고속도로 휴게실의 주방에서 하루 12시간씩 24시간 동안 근무했다. 휴게시간 1시간과 하루 세 번 주어지는 30분의 식사시간을 빼고서라고 하루 9시간 30분을 일한 셈. 이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었다. 근로기준법 제69조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하루 7시간 이상의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예외적인 경우에 연장하여도 하루 1시간 이상 연장할 수 없는 것이 법. 그마저도 첫날은 휴게시간의 절반도 채 쉬지 못한 채, 바쁘다는 이유로 근무지로 다시 불려 나와 근무해야만 했다. 연장근무에 대한 추가 수당은 당연히 없었다. 몸이 지쳐가는 만큼 마음도 지쳐갔고, 하루의 일을 마무리할 무렵에는 어느새 기계처럼 그릇을 닦는 일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직접 겪어본 노동의 강도는 꽤나 셌다. 발에는 물집이 잡혔고, 첫날 일을 마치고 보니 손가락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손이 퉁퉁 부어있었다. 입술에 혈관이 터져 부을 정도였으니 손목과 발목, 허리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일을 소개해준 친구의 말에 따르면, 벚꽃이 만개할 즈음이라 관광객이 많았으리라는 것. 일당 76,000원. 하루 8,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시급을 받고 일했지만, 결코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일임엔 틀림없었다. 으레 '알바생'들이 그렇듯 배정받은 일보다 더 많은 일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그만큼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알바생'들의 심정이 백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흔히들 무엇이든지 남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을 받기는 힘들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대상이 청소년이라는 점은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 자체의 문제도 큰 문제임엔 틀림없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그 문제를 겪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사실 노동의 강도보다도 더 문제 되는 부분은 청소년들이 청소년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일한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문제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근로계약서'라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청소년들을 비롯한 '알바생' 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서류이자 임금체불이나 추가적인 업무 요구 등에 대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이다. 말하자면 '알바생' 의 방어막인 셈.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


근로보호.jpg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6 청소년 매체 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 중 '근로보호' 영역의 설문조사 결과. [이미지 출처=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8일에 발표한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청소년 15,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청소년 매체 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59.3%(10명 중 6명)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25.8%(4명 중 1명)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업무 내용, 급여, 근로 시간등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응답자는 4명 중 1명인 24.9%에 불과했다.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16.9%는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 또는 약속한 날이 아닌데도 초과근무를 요구받았다'고 응답했고, 8.8%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이 '임금을 못 받거나, 약속된 금액보다 적게 받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부당 처우를 받아도 65.8%의 청소년들이 '참고 계속 일했다'고 답했다. 그마저도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은 학생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근로계약서는 고용주의 양심에 맡겨지는, 유명무실한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근무했던 곳 또한 정상적으로 임금은 지불하였으나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그나마 나의 경우가 다른 많은 '청소년 알바생'들과 비교했을 때 정상적인 임금을 받는, 양호한 경우였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우리 주위에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도, 부모님께 부담을 지워드리지 않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도, 자신의 꿈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도 있다. 이 많은 친구들의 '피, 땀, 눈물'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여기에는 귀를 기울여 볼 만한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경남 창원시와 창원교육지원청, 고용노동부 창원고용지청의 대표자들이 '청소년 아르바이트 노동 권익 증진' 협약식에서 만난 것. 창원에서 시작된 이 작은 물결이 확대된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사장님의 양심,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것은 그보다도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더 이상 강경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피해가 생겼다면 신고해라'와 같은 실효성 없는 방법으로만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제를 대하는 정부는 바뀌어야 한다. 보복이 두려워서, 해고될까봐 신고를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 이러한 청소년들을 '부려'먹는 수많은 '유바바'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이제, 정부와 우리 사회가 나서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이채은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청소년을 이용하여 본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업체들이 25%에나 달한다니, 사회 문제가 매우 심각했던 것 같아요.
    청소년들의 권익 보호와 향상을 더욱더 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 ?
    4기이채은기자 2017.06.25 21:19
    멋있어요!! 꼭 그런 학생, 그런 기자님이 되시길 응원합니다:D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653145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667042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2099324
봄철 나들이 방해꾼 미세먼지 file 2017.04.24 조희경 19297
제주도의 꽃, 성산일출봉 1 file 2017.04.24 손재형 22668
청소년의 '피, 땀, 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청소년 아르바이트] 2 file 2017.04.24 이채은 26695
'미네랄 불균형'에 대해 아시나요? file 2017.04.24 김예인 27041
한국사회와 유럽사회 2 file 2017.04.24 이시온 22427
환경도 지키고 우리 몸도 지키는, EM을 아시나요? 1 file 2017.04.24 안나영 22270
'2017 함평군 농·축협인 한마음 상생대회' 통해 팀원 간 친목 다지기 file 2017.04.24 정상아 26472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자, Humanities Research Symposium for Youth! file 2017.04.24 강인주 30495
소시지 속 기계발골육, 넌 누구니? 4 file 2017.04.24 김소희 30395
새로운 팬덤문화의 열풍 2 file 2017.04.24 윤선애 21921
꿈의 나노물질, 그래핀 1 file 2017.04.24 주용권 19946
2017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막을 내리다. file 2017.04.24 조윤지 22525
2017 제21회 한국 결정 성장 콘테스트에 대하여 file 2017.04.24 유승민 23202
삼성의 야심작 Galaxy S8 무엇이 문제일까 2017.04.24 임유리 24227
"저희 엄마 좀 살려주세요"···대학에서 일어난 만행 2 file 2017.04.24 서상겸 21448
세계 최대 규모 해킹대회 '코드게이트' 성황리에 마무리 3 file 2017.04.23 김지환 30349
약, 어떻게 해야 제대로 먹을까? 4 file 2017.04.23 정다소 25596
경기도 각 학교 대표들의 허심탄회한 만남 ? 학교민주자치역량함양과정 2 file 2017.04.23 최다영 20408
선동이란 무엇인가 4 file 2017.04.23 임재우 23342
울산광역시 중구 성남 청소년 문화의 집 '수학 창의 꿈터' 프로그램 개최 1 file 2017.04.23 최가연 28502
여자> 남자 일수밖에 없다고? 3 file 2017.04.23 김성미 22975
‘장애인의 날’이 무색한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개선 시급해... 2 file 2017.04.23 박현규 24136
대전교육청, '제5회 대전학생토론마당' 개최 1 file 2017.04.23 최유라 26186
학교폭력,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2 file 2017.04.23 김애란 25843
인형뽑기, 대박보단 빈털터리 되기가 더 쉽다? 2 file 2017.04.23 임수연 24922
트랜스 젠더 화장실, 미래를 향한 발걸음? 아니면 퇴화된 인권? 3 file 2017.04.23 류혜원 26891
지구를 지키기 위한 날, 4월 22일 지구의 날 2 file 2017.04.23 최한수 22165
함평군 4.8 만세운동 재연통해 애국정신을 기르다 file 2017.04.22 정상아 20565
한양의 으뜸 궁궐, 경복궁 file 2017.04.22 임상희 25941
그 달콤함의 유혹 6 file 2017.04.22 장서윤 21383
이바지할 공, 피 혈, 개 견. 공혈견을 아시나요? 1 2017.04.22 장나은 27573
청소년 앱개발 경진대회에 참가하다 4 file 2017.04.22 김민주 25606
매주 주말, 경복궁에 특별한 해설사들이 뜬다! 청소년 문화단 file 2017.04.22 박세은 28536
닭이 벌레인줄 알고 쪼아 먹었던 그림은? 1 file 2017.04.21 홍선의 28565
집 앞에서 주인들을 기다리는 택배들을 위한 서비스, 택배 픽업 서비스 1 file 2017.04.21 최민영 26667
세계평화의 숲, 식목일 기념 '시민 나무심기'행사 개최 file 2017.04.21 정지용 30595
과학문화 한마당! 체험 한마당! file 2017.04.21 오지석 21963
나만 안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들도 투표하고 싶다! 5 file 2017.04.21 전희원 22874
세월호의 눈물을 닦아 주는 청소년 3 file 2017.04.21 한제은 23919
나만 안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들이 뽑는 19대 대통령 2 file 2017.04.21 신새벽 25819
언론인을 꿈꾸는 강원도교육청학생기자단 2017.04.20 박민선 24291
응답하라 의정부 대표 함효범씨를 만나다. 1 file 2017.04.20 김소은 24590
57년 전의 4월 19일 file 2017.04.20 윤하림 21654
"저희도 대한민국 국가대표 입니다." 1 file 2017.04.20 정가영 25223
4월 16일, 세월호 추모 연극 공연 '사월애(愛,?哀)' 1 file 2017.04.20 윤나민 22499
코딱지보다도 작은 복권 당첨 확율 2 file 2017.04.19 이종은 21309
이것이 김영란법 입니까? 1 file 2017.04.19 방예진 21642
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 인천시학생기자단 기자교실 개최 2 file 2017.04.19 방상희 198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