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5기 김햇빛기자] 단순히 단체 대화방에서 음란물을 공유한 정도가 아니라 여성들의 인권을 짓밟으면서 마치 노예처럼 학대한 집단 성폭력 범죄이다. 방마다 1번 방, 2번 방 등 고유의 숫자가 붙여져 이른바 'n번방'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최근 피해 여성 74명 중 16명이 미성년자임이 밝혀져 더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들은 계획적이고 교묘한 방법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다. 우선 이들은 트위터에 홍보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기간에 많은 돈을 준다는 식으로 여성들을 유인한 다음, 스폰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유도해 주민등록번호, 연락처를 비롯한 개인 정보를 확보한다. 처음에는 여성들을 안심시키며 작은 요구를 해오다가 점점 가학적인 성 착취 영상을 요구하고 만약 피해자가 거절할 시 그때부터 협박을 시작해, 텔레그램을 탈퇴할 시 n번방에서 신상 공개, 성 착취물을 공개한다고 협박한다. 가해자들은 영상 유포를 빌미로 피해 여성들이 엽기적, 가학적인 영상을 촬영하도록 강요한다.
사실 가해자들의 실제 목적은 이 영상들을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려는 것인데 2019년 2월 n번방을 개설한 '갓갓'(당시 고등학생)은 방 하나당 수백 개의 영상을 올리고 8번 방까지 확대했다. 이에 이어 박사(조주빈)는 방 입장권을 판매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거래했고 조주빈의 계좌에는 32억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최대 26만 명이 넘는 인원이 n번방을 비롯한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치달았다. 그 결과 용의자 포토라인 청원이 214만, 회원들의 신상공개요구 청원은 100만 명으로 역대 청와대 국민청원 중 최다기록을 달성했다. 2018년 초부터 지금까지 아동 성 착취 영상 제작 유포한 혐의로 n번방 운영자와 공범, 영상 구매자 등 66명을 검거한 상태이며 법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그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이 빚은 참사임을 반성한다"라며 "가해자 전원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깊이 생각해보면, n번방 사건은 한국 사회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돌아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경희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고, 성을 사고파는 것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지 않고, 그에 걸맞은 법과 제도를 고치지 않는 한, n번방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라며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성매매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처벌 수위도 높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당연시 여겨진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사회를 방치해두고 외면해오고 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모른척하지 않고 디지털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모두가 책임 의식을 지고 살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5기 김햇빛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