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이 최근 유력 용의자가 밝혀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을 긴급 편성하여 비판을 받고 있다.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으로 꼽히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이춘재를 검거하였다는 소식을 2019년 9월 18일 채널A가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후 하루 뒤인 19일, CJ ENM의 영화 전문 채널인 OCN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원래 방송 예정이던 영화 '곡성'에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목요일 방송 편성 변경되었음을 안내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OCN에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왜, 무슨 근거로 OCN의 편성 변경을 비판하는 것일까?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한 누리꾼은 '유가족이 고통받고 있고, 실존하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며 '한낱 시청률을 위해 범죄자가 비로소 특정된 이 타이밍에 방영할 영화가 아니다.', '편성을 재고하여야 한다.'라는 멘션(OCN의 트윗에 답변하는 글)을 남겼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 역시 PD저널과의 통화에서 "과거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 해결에 실마리가 되거나 사회적으로 사건 해결의 필요성을 알리는 분위기 환기를 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다만 용의자가 막 특정된 현시점에서 <살인의 추억>을 편성했다는 것은 고통받은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OCN의 편성 변경을 지적했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해 실제 피해자가 있는 사건을 단순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살인의 추억'의 제작 목적과 상반되는 방영 의도
영화 제작 당시 봉준호 감독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영화를 제작한 것에 대해 "사람들이 모든 일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게 안타깝다", "제목의 '추억'이라는 단어 역시 범행의 미화가 아닌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응징의 시작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며 그의 영화가 장기 미제 사건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것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대비되게 상업적인 이득을 위한 용도로 영화 방영을 결정한 OCN의 행동에 누리꾼들이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누리꾼의 비판과 전문가들의 만류에도 불구, OCN은 결국 '살인의 추억' 방송을 강행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OCN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일부에서는 채널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2기 정은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