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계성고등학교 국어과 임성호 선생님,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최근 들어 학생 참여형 수업이 강조되는 추세를 보이나, 사실상 고등학교에서는 대입 준비를 위한 강의식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계성고등학교 국어과에서는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보다 색다른 수업 방식을 택했다. 한 학기 간 고전 수업 진행의 근간이 되어줄 이러한 도전은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알렉산드르 솔제니친)'를 읽음으로써 시작되었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알렉산드르 솔제니친)'는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서 강제 노동 수용소로 보내진 한 수감자의 하루를 담아낸 소설이다. 하루 동안 주인공 슈호프에게 일어난 일들을 통해, 당시 스탈린 치하의 소련이 얼마나 강압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 소설을 읽고 부당한 권력, 강제 수감 등의 키워드를 떠올리며 모둠을 이루었다. 그리고 모둠원들과 회의를 거친 후 큰 사이즈의 포스트잇 위에 저마다의 생각을 펼쳐 나갔다. 이전의 강의식 수업에서 열심히 진도를 따라가며, 그야말로 전투적으로 수업 내용을 필기하던 그때와는 사뭇 낯선 풍경이었으나 이 모습을 보는 이에게도, 모둠 활동에 참여하는 이에게도 신선함을 안겨주었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방법으로 포스트잇을 채워 나갔다. 특별히 제시된 양식도 없었지만,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근현대사 속 적극적인 이반 데니소비치의 저항', '학교라는 감옥 속의 이반 데니소비치' 등 키워드를 만들어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참여가 돋보였고 계성고등학교의 도전은 가히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포스트잇을 채운 후, 각 모둠별로 포스트잇에 담긴 내용을 발표하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이러한 수업에 얼마나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듯 계성고등학교에서 진행한 학생 참여형 수업은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교과서 속의 글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작정 암기하기 바빴던 나날들과 비교해보면, 이번 수업은 학생들에게 그 글자들로부터 '왜? '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고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확장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면, 이와 같이 색다른 수업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조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