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라는 과목은 참 어렵다. 뉴스에서 GDP, PPP,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등등 수많은 경제용어가 쓰일 때 청소년들은 첫째 뉴스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둘째 설령 관심이 있더라도 그게 좋냐 나쁘냐를 따질 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딱 들으면 바로 막연히 어렵다는 느낌이 들고 장하준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경제가 단순히 좋은지 나쁜지만을 따질 뿐, 경제에 대한 개념적 접근을 어렵다는 편견 하에 시도하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편견에 대해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인 장하준 교수는 경제학은 전혀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고 자신의 저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통해 독자들에게 증명하고 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정치경제학으로 시작된 경제학의 과거에서부터 시작해 현대경제학으로 발전해온 경제학의 역사와 각종 경제 용어 설명에 장하준 교수의 견해가 첨부된 경제학 입문서이다. 장하준 교수는 독자들이 왜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지 시작과 동시에 설명해 경제학을 배우는 것의 필요성을 논증한다. 그는 독자들이 경제학에 대해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을 이해한다고 얘기하며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그런 두려움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책의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며 책 전체를 읽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필자는 여기서 경제학 입문자들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배려가 돋보였다고 느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이후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부터의 경제학의 역사를 서술한다. 산업혁명을 통해 현재의 선진국들에서 자본이 형성되어온 과정,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사용된 다양한 정부정책등을 설명한 그는 어떠한 정부정책들이 실제 경제개발에 도움이 되었고 이를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를 나열한다. 이와 같이 장하준 교수가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경제학이 정치학에서 파생되어온 학문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장하준 교수는 선진국들이 자본형성시기 (20세기 초반)에 사용한 보호주의 정책들과 현재 그들이 개발도상국들에 '강요'하는 개방주의 정책들을 대조해 선진국들이 현재 자기모순에 빠져있다고 비판한다. 이 책은 현재 선진국들의 그런 정책들이 결국에는 후진국들의 경제발전을 방해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빠지게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장하준 교수의 견해는 그가 이후 현재의 경제학을 설명할 때도 계속되는데, 예를 들어 그가 신고전학파나 케인스학파와 같은 경제학의 각종 학파를 설명할 때도 현재의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학파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종종 나온다.
장하준 교수가 자신의 저서를 시작하고 끝낼 때 반복해서 말하고 있듯이, 경제학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학문이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한 몇몇 개념을 알게 된 후부터 경제 뉴스들이 이해되기 시작했으며 단순히 뭐가 좋고 나쁜 것을 넘어서서 '왜' 이게 나쁘고 좋은지를 알게 되었다. 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더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책의 맨 마지막 문장을 얘기해 드리고 싶다.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1기 홍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