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핫이란 핫(hot)이라는 영어와, 싫어한다는 뜻의 嫌이라는 한자단어가 합쳐진 신조어이다. 즉, 핫한 것을 싫어한다는 뜻으로 핫플레이스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주로 식당에 쓰이고 있는 말이다. SNS가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자신의 일상을 남에게 공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거리에는 사람들이 사진 찍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SNS에 일상을 공유하는 것은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되어있다. 특히, SNS에서는 음식 사진을 자주 볼 수 있다.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한 식당에 물어보니, 식당에서도 “음식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면 홍보 효과가 있어서 저희는 좋다.”라는 답변을 해 왔다. 심지어 사진을 올리면 얼마를 할인해주는 등의 이벤트를 하는 가게도 있다.
반대로 몇몇 가게에서는 이런 문화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음식 사진을 공유하는 문화를 반대하는, 바로 혐핫 현상이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게 되면 자연스레 홍보가 되어 갑자기 사람이 몰리면서 ‘핫플레이스’가 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꾸준히 가게를 찾던 기존의 단골 손님은 끊기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몰리던 사람들도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현상 때문에 핫플레이스가 되는 것을 지향하기보다는 단골들에게 집중해 꾸준히 오래 하는 가게를 지향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가게뿐 아니라 손님들도 혐핫 신드롬이 번지면서 SNS상에는 #나만 알고 싶은 곳, #비밀이야 등의 가게 이름을 숨기려는 태그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동교동 한 일식당에서는 ‘노 포토 노 모바일 폰’이라는 푯말이 붙어있어 사진을 찍으면 나가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인사동에는 갑판까지 숨기는 가게들도 많고 제주에서는 100% 문자 예약제인 가게도 있다. 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하는 이 혐핫 신드롬은 이미 미국, 유럽에서는 활발하게 퍼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일본과 우리나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 영국, 아일랜드 등 전 세계적으로 사진을 금지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식당에 가면 사진을 찍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음식을 직접 보고, 먹고, 느끼는 데에 집중해 보는 것도 그 식당에 대한 예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6기 박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