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과거와 미래에 사는 두 ‘은유’가 이어지며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따로 서술자가 없이 소녀들이 주고받는 편지 형식으로 꾸며졌다. 그렇기 때문에 소제목들은 모두 ‘~에게’로 나타나 있다. ‘나에게’로 시작했던 편지는 ‘딸에게’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추가된 ‘보내지 못한 편지_은유에게’는 딸을 향한 엄마의 그리움과 애틋함이 녹아있어 독자들의 눈물을 자극한다.
은유와 은유가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들은 함께 성장하고, 서로의 삶을 얇은 종이 한켠에 공유한다. 독자들은 그들의 편지를 함께 읽으며 스스로 인지하기도 전에 두 소녀의 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김수민기자]
과거와 미래를 다룬 소설과 영화들은 지금도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의 저자, 이꽃님 작가는 그 흔한 소재를 자신만의 따뜻하고 편안한 글로 전혀 흔하지 않게 만들었다. 장난치듯 가벼운 문장과 묵직하게 여운을 남기는 문장을 오묘하게 배치하여 끊임없이 읽어 내려가게 된다. 마지막의 반전은 짜릿함을 넘어서 엄마와 딸 사이에서만 나오는, 형용할 수 없는 먹먹한 감정을 준다. 세계를 건넌 편지가 그랬듯이 두 은유는 서로에게 큰 버팀목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버팀목은 우리 주변 어딘가에 하나쯤은 꼭 있다. 세계를 건널 정도의 애틋한 편지지가 꼭 어딘가에는 있다.
늘 이곳저곳에 치여 지친 청소년들에게는 물론, 어딘가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 모든 이들에게 두 소녀는 함께 슬퍼할 수 있는 친구일 것이다. 두 은유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그리워하고, 아파하는 그 시간들이 고통이 아닌 그리운 그 사람을 기억하고, 끝에는 놓아줄 수 있는 시간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야 알겠어. 그 먼 시간을 건너 네 편지가 나에게 도착한 이유를.
너와 내가 있는 이 시간들이,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있는 힘껏 너와 나를 이어주고 있었다는 걸."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본문中
"엄마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보내지 못한 편지_은유에게' 中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6기 김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