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강하윤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최근 영화 부산행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흥행로를 달리고 있다. 더불어 7월 24일 주말 기준 개봉한지 5일 만에 약 530만 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개봉 전 유료시사회, 변칙 개봉 때문이다. 보통의 영화 시사회는 무료이며, 관객 수가 누적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산행은 개봉 전 주말을 포함한 3일간 유료 시사회를 열어 약 50만 명의 관객을 미리 모은 셈이다.
변칙 개봉은 먹혔다. 개봉 전 유료시사회로 화제성에 불을 더 붙였고 입소문은 퍼져갔다. 현재 관객 수가 그 효과를 입증해준다. 하지만 편법엔 이면이 있기 마련이다. 변칙 개봉에 반감을 느껴 '부산행' 발걸음을 끊거나 망설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N 포털 사이트에서 연관검색어로 뜨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부산행' 이라고 치자마자 바로 나오진 않지만. (참고로 이전에도 변칙 개봉 사례가 몇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생태계에 위협을 주었다. 대형영화를 피해 개봉 일정을 잡은 작은 영화들의 상영관은 예기치 않은 '부산행' 변칙 개봉의 습격으로 개봉 첫 주부터 상영관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상영관은 상영관의 감소를 더 빠르게 일으킨다. 악순환이 진행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것들 중 하나가 위와 관련된다. 유료시사회를 통한 변칙 개봉이 보편화 될까 봐 그것이 매우 걱정스럽다. 변칙 개봉이 제재 받지 않는 한 득보는 게 훨씬 더 많으니 '자본이 좀 된다' 하는 영화들은 너도 나도 개봉 전 유료 시사회를 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작은 영화들은 숨을 못 쉴테고, 영화 생태계는 파괴될 것이고.
배급사가 붙인 변칙 개봉 꼬리표에 작품 자체가 평가절하될까 봐도 걱정된다. 뭐 이렇게 걱정하는 게 많을까. 근데 걱정된다. 한국 상업 영화 처음인 좀비물이고, 칸 영화제에 초청도 받은 작품이다. 입소문을 타게 된 것도, 관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궁극적으로 영화가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음은 필자가 걱정하는 상황이다. 희영과 영희의 대화를 들어보자.
영희: '야 부산행 500만 명 넘었대!'
희영: '아 그거 변칙 개봉한 거 '
영희: '응, 어제 봤는데 되게 감동적이ㄷ'
희영: '아 변칙개봉 '
영희: '응, 근데 영화 자체가 재밌긴ㅎ'
희영: '아 변칙 개봉'
영희:
바로 위와 같은 상황이 걱정되는 거다. 물론 부산행은 영화계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고, 다음에도 변칙 개봉이 사용될 수 있다는 여지까지 남겼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작품 자체를 깎아내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배급사의 무리한 전략으로 그곳에서 배급한 영화에 꼬리표가 붙는다니.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 영화 '부산행' 배급사 뉴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말인 것 같다.
또, '부산행'으로 피해를 본 영화들을 생각해보자. 몇 개월, 그 이상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하고 제작하고 완성시킨 작품들인데, 그에 비해 스크린에 걸린 시간은 턱없이 짧았다. 이런 영화들 중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해준다거나 감명을 주는 등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영화가 될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작품들이 스크린에 너무나도 짧게 걸린 게 속상하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어 했던 영화가 있던 사람들은 더 속상할 것 같다.
'부산행'이 변칙노선을 택해서 달라진 건 무엇이고, '부산행'이 변칙노선을 택하지 않았더라면 무엇들이 달라졌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3기 강하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