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in my backyard’. 속칭 님비(NIMBY)현상은 쓰레기 처리장, 하수도 시설, 납골당등 혐오시설들이 자신의 거주지역에 들어오는 것에 반대하는 사회현상이다. 갑작스레 이 용어를 소개한 이유는 요즘 사드(THAAD)의 성주배치에 관하여 님비현상이란 단어가 자주 논의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성주 주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를 님비현상이란 말로 단정지을 수 있을까?
사실 논의 자체만 보면 님비현상이라 칭하는 것은 가능하다. 성주는 흔히 말하는 TK지역인 대구와 거리가 가까운 보수 지역중 하나이다. 성주 국회의원 이완영이 새누리당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새누리당의 전원 사드 배치 찬성은, 성주 역시 배치에 찬성했음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지역구에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상당히 모순된 태도다. 이 의원은 지난19일에 열린 제 344회 임시국회에서, 사드 레이더의 위험성을 들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긴급현안질문을 했는데, 애초 사드배치 논의 땐 어째서 아무런 말도 없었는지는 좀 의아하다.
또한 성주 주민들은 자신들의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서 나누어 준 파란리본을 통해, 성주 주민과 외부인을 분리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성주 배치 반대’에서 ‘한국 사드 배치 반대’로 바꾼건 옳지 않은 모습이다. 외부인과 성주 주민을 분리시킨 것 자체부터 지역적인 태도를 띠는데다, 성주 주민으로 국한시킨 집회가 ‘한국 사드 배치’에 관해 반대한다는 것이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드의 발사모습 [이미지 출처=구글]
하지만 그럼에도 단순한 님비현상이라 칭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일단 사드 레이더의 안전성은 아직도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이것은 성주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을 침해한다. 몇몇 기사나 정치인들은 ‘국가 안보에 관해선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실제 헌법 37조 2항에 의하면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즉 사드 배치는 통일 직전까진 영구적이기 때문에 생존권을 장기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성주 주민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았다. 서두에 말한 쓰레기 처리장이나 하수도 시설 같은 혐오시설을 설치할 때도, 지역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건 물론이고 보상을 해주는 것이 옳다. 하지만 정부는 소위 ‘국가 안보’를 위한 것임에도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일방적인 통보였다. 정부는 배치지역 발표 전날까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다음날 갑작스레 성주로 결정했다며 발표를 한 것이다. 성주 주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임은 틀림없었다. 아무런 의사소통과 논의도 없이 정부 입맛대로 지역을 고른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원리에서 벗어난다.
이렇듯 수많은 모순들을 안고서도, 정부와 각종 기사들은 님비현상과 외부세력의 개입을 외치며 성주국민들을 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은 ‘불순세력’이란 단어까지 사용했다. 독재정권일때나 나올 법한 단어가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등장했다. 이번 사드 성주 배치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시간을 더 많이 들여서라도 사드에 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조민성기자]
(위의 이미지는 비상업적인 용도 이미지와 허가된 이미지만을 사용했음을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