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관계의 소문은 남자보단 여자에게 불이익이 너무 많아요.” OO여고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푸념이다.
지난 5월, OO여고에선 입학한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은 한 여고생이 자퇴했다. OO공고 B(남·19)씨와 잠자리를 가진 A(여·17)씨의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퍼져, 자퇴를 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런 사진과 동영상은 두 사람의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몰카, 즉 몰래 찍은 것이었다. 사진과 동영상엔 얼굴조차 가려지지 않은 A씨가 선명히 보였다. 또한 B씨는 글에 영상뿐만 아니라 A씨의 실명과 재학 중인 학교를 거론했고, ‘걸레’라는 말조차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글과 영상은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다. A씨의 주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의 눈총과 수군거림을 이기지 못한 A씨는 끝끝내 자퇴했다.
A씨가 다녔던 OO여고의 입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건이 학교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OO여고의 학생회 임원은 “인터넷에 학교명을 검색하면 A씨의 이름과 함께 ‘걸레’라는 등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연관 검색어가 뜬다.”며 “학교와 A씨 모두에게 치명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사건”이라며 근심했다. 또한 OO여고에 재학 중인 C씨는 “여자로서 매우 수치스러울 것. 남들의 시선에 의한 자퇴가 이해간다.”며 공감했다. 또, “오히려 가해자에 대해선 알려진 게 아무 것도 없다. 사람들은 가해자보단 피해자의 신상에 더 궁금증을 가지는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또 다른 재학생 D씨는 “피해자가 도리어 피하고 숨고 있다. 이런 남녀 간의 소문에서는 여자가 보는 손해가 크다.”며 “우리도 이제는 인식을 바꾸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부정적인 시선을 거둘 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에 대한 건전하고 건강한 인식과 개념을 심어주고 성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며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지 제공=제일고등학교 정호석 학생]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김민주기자]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