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이란, 핵 합의 복귀 밝혀, 이란과 미국 간 악연의 시발점은 어디인가?

by 권강준대학생기자 posted Nov 08, 2021 Views 1606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미국이란.PN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권강준 대학생기자]


알리 바게리 카니(Ali Bagheri Kani) 이란 외무부 차관은 11월 29일 JCPOA(포괄적 공동 행위)로 불리는 핵 합의에 복원한다고 밝혔다. 2003년 IAEA가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을 처음 제기하고 12년 만인 2015년 7월 14일 P5+1(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 독일) 및 이란은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서 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 최종 합의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란의 15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로 제한하고 15년간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10,000kg에서 300kg으로 제한한다. 또 우라늄 농축에 관해서는 나탄즈 핵 시설에서 구형 원심 분리기 19,000기에서 5,060기까지만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추가 시설 건축도 불가하다. 잔여 시설 역시 IAEA의 감시하에 두며 IAEA가 핵 시설을 상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장거리 탄도 미사일 지휘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이란 혁명 수비대가 핵탄두 탑재 가능한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연이어 시험 발사하면서 2018년 5월 美 트럼프 前 대통령은 이란과의 일방적인 핵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란은 즉각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합의에 없던 내용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중동 내 우방국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란의 미사일은 그들을 사거리 안에 두게 되었다. 


언뜻 보면 미국과 이란의 불화 원인은 핵에 있는 것 같지만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역사적인 문제도 큰 원인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기사의 핵심인 미국과 이란의 악연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원래부터 나쁜 관계는 아니었다. 이란은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핵심 우방국 중 하나였는데, 그 시작은 1921년 레자 샤 팔라비(Reza Shah Pahlavi)가 쿠데타를 일으켜 1925년 왕위에 오르면서 시작된 팔레비 왕조이다.  팔레비조(朝)의 1대 샤(Shah, 왕이라는 뜻)는 서구식 군사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서구식 체제가 이란이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길이고, 이란의 봉건적 종교관은 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이라고 보았다. 근대화를 위해서는 서구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1대 샤는 1920년대 당시 세계 패권국이면서 영국-이란 석유 회사(Anglo-Iranian Oil Company)를 보유한 영국과 새로 부상하는 소비에트 연방 사이의 세력 다툼에 말려들기 원치 않아 제3국인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기술 도움을 받았는데,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영국은 이란에 독일 기술자 송환을 요청했다. 샤는 영국의 송환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한 1대 샤는 왕위를 장남인 모하마드 레자 샤 팔레비(Mohammad Reza Shah Pahlavi)에게 이어주게 된다. 


이란은 중동의 해개모니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소련과의 냉전체제가 시작되면서 그 중요성이 두드러졌다. 그 사이에 이란은 자국의 시장을 무시한 채 서구 기업 우대 정책 등으로 들끓는 민중의 지지를 받고 오른  62대 총리 모하메드 모사데그(Mohammad Mossadegh)가 잠깐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란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깨달은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과 영국의 비밀정보부(MI6)가 왕당파 쿠데타를 지원하며 정권은 정복되었다. 팔레비 왕조는 복원되어 2대 샤(Shah)가 권좌에 복귀했다.


당시 이란은 지정학적으로 소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인접해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위치, 많은 인구, 군사력,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란은 당시 미국의 국익이 위협에 처할 때마다 미국을 대신해 행동에 나섰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오만 친(親) 공산주의 세력의 1975년 도파르 반란을 효과적인 진압이 있다. (이란의 막대한 오일 달러는 국민들의 생활 질 향상이 아닌 무기도입으로 흘러갔다)


이란이 중동의 군사 강국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당시 사우디는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위협으로 느끼지도 않았다. 사우디는 이란처럼 직접 행동에 옮기지는 않지만, OPEC을 중심으로 경제적으로 미국의 한 축을 형성하였다. 하지만 사우디는 아랍 대의의 이익을 반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한 축을 형성한다는 점을 보면 이란이 사우디보다 더 중요한 미국의 우방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란의 내부 상황을 보면 민중의 분노는 들끓고 있었는데, 이란의 자국 시장을 배재한 채 서방의 대기업을 우대한 경제정책과 영국-이란 석유 회사(AIOC)의 불평등 거래(영국 측의 60년 무제한 석유채굴권, 이란 측은 석유 수입의 16%만 배분됨)와 석유 수입의 없다시피 한 낙수효과로 인한 빈부격차 확대 그리고 미국과 영국의 배후로 정권이 전복된 것은 학생들과 민중들 분노의 불에 땔감을 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아울러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며 배제된 시아파 성직자들의 분노도 커져만 가고 있었다. 


연기를 한껏 품고 있는 용기를 계속 가둘 수만은 없는 법. 1978년 신학도들이 많이 살고있는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쿰(Qom)에서 학생 시위가 발생했는데, 경찰이 이를 진압하면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이 발포하면서 최대 4,00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1979년 1월 샤(팔레비 국왕)는 휴가라는 명목하에 이집트로 망명을 떠났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15년의 망명 생활 끝에 시아파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터키에서 이란으로 귀국했다. 종교로 뭉친 민중들, 89%의 참여율과 98%의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로 1979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출범하게 되었다.


한편 당시 이란의 분노의 대상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졌는데, 이집트에서 망명 중이던 샤는 암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이들은 재판을 위해 샤의 이란으로의 본국 송환을 요청했는데, 미국은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1979년 11월 4일 치외법권(治外法權)을 인정하지 않으며 미국 대사관을 점거했다. 당초 학생들은 美 대사관을 침입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산하는 방향으로 계획했다. 美 대사관을 침입해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장을 더 널리 공포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일반 대중들이 합세하면서 일은 틀어지기 시작하고, 아울러 호메이니까지 美 대사관 침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시위대의 화력은 더 거세져 극단적으로 흘러갔다. 이때 미국과 협상하려던 학생운동가들은 대부분 호메이니에게 제거되었다. 미국은 '독수리 발톱 작전(Operation Eagle Claw)'을 통해 인질을 구출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유엔의 개입도 호메이니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미국은 대(對)이란 단교와 각종 경제 제제 조치 등을 가하며 보복했고 후에 이란은 여성들과 일부 중증 환자들을 석방해 주었는데, 나머지 대다수의 인질은 1981년 1월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1980년 9월,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 자신들의 국가에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던 아랍 왕정국가들에게 이란은 고까워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이렇듯 사방이 적인 이란은 더 이상 미국에게 강경하게 나올 수 없었고, 돈이 필요한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동결된 옛 팔레비왕조의 재산을 반환하면 인질을 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알제리의 중재로 양국 간 협정은 체결되었고, 1981년 1월 20일 이란은 주(駐)이란 미국 대사관의 인질을 모두 석방해주었다.


그리고 이란과 미국의 앙숙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9.11테러 당시 이란의 협조 그리고 ISIS 격퇴를 같이 하며 냉각된 분위기는 조금 해동되는 듯했지만, 핵 합의 문제로 인해 양국 간 관계는 다시 얼어붙게되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5기 대학생기자 권강준]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732210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886273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1103576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대로 경기는 나아질까 file 2021.12.20 박서빈 11784
윤 후보, 홍대거리를 순찰하며 현 경찰제도에 대해 논의 file 2021.12.08 이승열 15651
故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회적 인식 왜 다른가? file 2021.12.07 오유환 13565
문재인 대통령,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 축사 "정부정책 비판도 해야" file 2021.11.26 이지은 11069
접종률 75% 넘는 일본, 백신 기피로부터 전환 성공하나? file 2021.11.25 안태연 10806
코로나19 이후 일본과 한국의 관계 file 2021.11.25 이원희 9990
시진핑, 장기집권의 길을 열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역사결의' file 2021.11.22 황호영 15871
이재명 與 후보, 위성정당 방지법 추진할 것 1 file 2021.11.17 고대현 20395
심상정·안철수, 다시 한번 서게 된 '선택의 기로' file 2021.11.16 김희수 18883
공급망 병목현상에 이어 전력난, 요소수 부족까지… 국내기업 “긴장” file 2021.11.10 윤초원 13117
이란, 핵 합의 복귀 밝혀, 이란과 미국 간 악연의 시발점은 어디인가? file 2021.11.08 권강준 16063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 총장 file 2021.11.08 송운학 13969
윤석열,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에 이은 '개 사과' 논란에 이 지사 "한국판 홀로코스트 법 제정해야" file 2021.11.04 이도형 14717
국민의힘 경선 투표율 50% 이상 달성, 역대 최고치로 전망 file 2021.11.04 이승열 11523
국가를 이끄는 힘! 정치구조와 정부 비교, “한국과 중국의 정치구조” file 2021.10.29 권나연 16389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군소후보들 file 2021.10.29 노영승 9735
'오커스'가 도대체 뭐길래.. 프랑스 왜 뿔났나 file 2021.10.28 조지환 9625
한국, 백신 부족 해소돼 ‘위드 코로나’ 준비 2 file 2021.10.25 안태연 14909
IMF, 세계경제전망 발표… 한국 경제는 선방하는 중 file 2021.10.18 엄태우 14030
경기도지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 file 2021.10.15 고대현 10269
더불어민주당 2022년 대선 후보, 이재명 후보로 지명 file 2021.10.12 이승열 14414
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양극화 현상.. 그 이면에는 거대기업들과 무책임한 정부가 있다? file 2021.10.05 이성훈 13177
끝나지 않는 가슴 아픈 종파 싸움, 시리아 내전 file 2021.09.30 류채연 11886
2022년 대선, 국민의힘에선 누가 대선주자가 될까? file 2021.09.30 이승열 11189
역전을 노린다! 국민의힘 '추격자들'의 6인 6색 토론 전략 2021.09.30 김희수 18542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 극복 기대난 file 2021.09.29 윤초원 11393
홍콩 국가보안법 발의 이후 변화,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21.09.28 이원희 11088
끝나지 않은 전쟁, 미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나 file 2021.09.27 강도현 13893
'제33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개최 file 2021.09.27 이지은 11119
2주 남은 국민의힘 2차 컷오프 경선, 최후의 4인은 누구 file 2021.09.27 윤성현 15707
격해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표절 공방 file 2021.09.27 송운학 15828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 file 2021.09.27 최서윤 11352
탈레반 정권 장악: 아프간 경제 파탄 위기 file 2021.09.24 황호영 10421
'AZ 2차를 모더나로...?' 강릉 주민 40명 오접종 논란 file 2021.09.24 신현우 19940
미국에서 1개월 동안 '어린이 감염자'가 4배 이상 증가 file 2021.09.23 안태연 17042
2022년 차기 대선, 20대의 '보수화' file 2021.09.23 김준기 10310
홍준표 32% 윤석열 25% ‘무야홍’ 실현되나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역전한 洪 file 2021.09.16 이도형 13240
필리핀 코로나 상황 속 한국 교민들 file 2021.09.14 최윤아 11488
정부 '위드 코로나' 본격 검토 2021.09.14 안서연 18825
위협받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인권 file 2021.09.03 이가빈 10786
[PICK] 중국 기업 CEO들의 대거 사퇴.. 중국의 자유시장 위협받다 file 2021.09.02 이성훈 266272
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해 갑론을박..앞으로의 추가적인 난민 수용은? file 2021.09.01 이승열 14733
뜨거운 감자 기본소득제, 정말 불가능한 정책일까? file 2021.09.01 최서윤 11611
"부르카 안 썼다고 총살" 또다시 여성 인권 암흑기 접어드나 file 2021.08.31 양연우 12962
모든 코로나에 대적할 슈퍼항체를 발견하다 file 2021.08.27 유예원 17601
코로나19, 중국은 회복 중? file 2021.08.27 강민지 10473
[PICK] 델타 변이 바이러스, 한명 당 평균 9명에게 전파 file 2021.08.27 김해린 1414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