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종교의 군사 조직 탈레반은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했다.
탈레반과의 평화 협정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에 자리 잡았던 미군은 철수했고, 연이어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기면서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는 바닥을 향했다.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프가니스탄의 계속되는 정치적 혼란과 인도주의적 위기가 아프가니스탄 경제를 붕괴의 위기에 넣은 것이다.
8월 15일,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로 아프가니스탄 내부의 모든 은행 체제는 운행 정지 상태가 계속되었다. 이미 문을 닫은 은행 앞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ATM 기계에서조차 현금 입출 기능을 멈추자 아프간 시민들은 경제 지출이 불가능해지며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20기 황호영기자]
탈레반의 장악 이전부터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는 이미 극도로 취약했으며 국제 원조에 크게 의존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이 해외 지원으로 이루어질 경우 해당 국가는 국제 원조 의존 국가로 간주된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아프가니스탄의 국내총생산은 40%가 국제 원조로 이루어지고 있다.
카불에서 탈레반의 지배권 차지가 확실해지자 그와 동시에 미국과 독일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원조를 중단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미국과 독일의 결정에 따라 지원을 멈췄다. 의존하던 해외에서의 지원이 멈추자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는 극적인 하락세를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의 중앙은행(DAB)의 외환보유고 또한 운행을 중지했다. 중앙은행은 900억 미국 달러로 추정되는 외환보유액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액의 대부분은 미국에 보관되어 있으며 중앙은행 총재 아즈말 아마디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자 국외로 도망친 것이 확인되었다. 아마디는 보유액의 대부분이 안전히 보관되어 있음을 말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 관리는 미국에서 보관되는 모든 외환보유액이 절대적으로 탈레반 정부에 넘어가지 않을 것을 발표하였다.
국제 원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국내총생산의 4%는 국외에서의 송금으로 이루어진다. 외국에서 거주하는 가족 구성원들이 집으로 돈을 송금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에서의 송금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국내총생산에 있어서 막대한 역할을 지닌다. 하지만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인해 서방 국가들이 원조 물품 수송을 멈추자 웨스턴유니온이나 머니그램과 같은 국제 송금 기업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송금 서비스를 중단하며 해외에서의 송금 또한 단절되었다.
은행들은 문을 닫고 해외 송금 서비스 또한 중단되며 아프가니스탄의 지역 통화 시스템은 무너져가고 있다.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전에도 떨어지던 아프가니스탄의 통화 가치는 바닥을 찍어버린 것이다.
반면,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의 피와즈 게르제스 교수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조건부 포용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탈레반 정부의 정치적 행위에 따라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의 외환보유고의 동결 해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추가로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경제가 되살아나는 것은 앞으로의 탈레반 정부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20기 황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