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열린 4차 토론회까지 마무리가 되면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의 토론회 일정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토론회는 유권자들에게 후보 스스로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타 후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자리인 만큼, 후보들은 각자만의 전략을 통해 토론회에 임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홍준표 후보의 2강 체제가 굳건한 가운데 짧게는 컷오프 통과, 길게는 역전을 노리는 6명 후보들에게 토론회는 더욱 소중한 기회이다. 지금까지 열린 4번의 토론회 속에서 6명의 후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살펴보았다(후보 순서는 가나다순으로 나열하였음).
[이미지 제공 = 국민의힘 홈페이지]
① 안상수 - 격의 없는 모습으로 다가가다
안상수 후보는 후보들 중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색상의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발언 도중 다양한 손동작을 사용하면서 전달력을 더했고, 연륜에서 나오는 연극적인 말투와 유쾌한 화법도 돋보였다. 예컨대 1차 토론회의 '무플보다 악플' 시간 중, 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를 만났느냐는 댓글에 대해 "이재명 후보보다 나은 것 같아서 만났다"라고 너스레를 떠는 장면이나 4차 토론의 마무리 발언 시간에 "이놈들"하며 호통을 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② 원희룡 - 잘못을 겸허히 인정하다
경선 과정에서 원희룡 후보에 관한 가장 큰 이슈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녹취록 유출과 관련된 논란이었다. 경선 과정의 공정함을 검증하기 위해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면서 대립했고, 이 과정에서 이른바 '원팀'이 되지 못한다,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당을 흔든다는 비판도 있었다. 원희룡 후보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1차 토론에서 '그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불편하고 잘못된 점들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겸허히 수용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 인상을 남겼다.
③ 유승민 - 주력 분야에서 활약하다
유승민 후보는 경선 캐치프레이즈로 '결국은 경제다. 강하다 유승민'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유승민 후보는 이른바 '경제 전문가'로 이름이 높은 후보이며, 토론회에서도 경제 관련 주제가 대두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상대방 후보들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차 토론에서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윤석열 후보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청년 원가주택 30만 호 공급' 공약에 대해서 날선 질문과 비판을 가하며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④ 최재형 - 차분하고 매너 있게 임하다
최재형 후보의 경우 토론회에서 가장 치열한 주도권 토론 시간에도 차분하고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2차 토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유승민 후보에게 "강성노조 문제를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해결하는 것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으신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는데, 대부분의 후보가 이 시간에 상대방 후보를 제압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반면 최재형 후보는 상대방 후보에게도 충분한 발언 기회를 줄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유독 최재형 후보와의 주도권 토론에는 웃음꽃이 피는 경우가 많았다.
⑤ 하태경 - 날카로운 언변을 보여주다
최재형 후보와는 반대로, 하태경 후보의 주도권 토론 시간은 매 토론마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태경 후보는 특유의 날선 화법으로 후보들을 거침없이 공격하면서 주도권 토론 시간마다 상대방 후보들을 당황하게 하거나 지치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외에도 4차 토론에서 주도권 토론이 모두 끝난 뒤 진행된 사회자와의 1:1 질의 응답 시간에서 하태경 후보는 앞선 주도권 토론 시간에 답변하지 못한 내용을 위해 질의응답 시간을 10초 정도 분배한 뒤 질문에 답하는 전략적인 면모도 보여주었다.
⑥ 황교안 - 뚝심 있게 밀고 나가다
황교안 후보는 1차 토론의 모두 발언부터 4차 토론의 마무리 발언까지 계속해서 자신이 준비해온 키워드인 부정 선거를 언급했다. 이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예외가 없어서, 다른 후보들에게 지난 총선이 부정 선거라는 것에 동의하는지 파고드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4차 토론의 사회자 질의 응답 시간에 '대통령이 된다면 개헌을 추진할 것인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 선거의 소지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하면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신의 키워드를 연관 짓는 집요함을 보여주었다.
이제 여덟 명의 후보들에게 남아 있는 TV 토론회는 두 번이다. 과연 어떤 후보가 두각을 드러내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두 번의 토론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대학생기자 김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