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그 '9시'의 의미는 무엇인가
9시 등교 이야기가 막 떠오르고 있던 시점이었다. 학생들은 학교를 늦게 가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마냥 좋아하고 있었다. 몇 달 후부터 9시 등교를 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학교는 한참을 떠들썩했다. 처음에는 거의 모두가 '마냥' 좋아했다. '9시 등교'하면 우리는 '충분한 수면'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이러한 기대는 기대였을 뿐이었다.
9시 등교가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지 몇 일 뒤부터 찬반이 갈리기 시작했다. 9시 등교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더 많이 잘 수 있잖아. 아침에 너무 피곤하단 말야.'라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하는 학생들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뭐해, 그만큼 늦게 잘텐데'라고 하며 9시 등교의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9시 등교에 반대하는 입장으로서 적어도 교육청이 학생들의 의사를 물어보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교육청은 학생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 그냥 시행했다. 필자의 학교에서는 9시 등교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반대가 60% 이상이었다. 그리고 필자의 학교 역시 9시에 등교하고 있다. 그리하여 설문조사는 소위 말하는 '폼'이 되었다.
대체 9시 등교는 갑자기 왜 등장하게 된 것인가. 한 학교에서 학생이 원하는 것을 조사했을 때 9시 등교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9시 등교 이야기가 등장한 것이라 한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학교에서 9시 등교를 원하면 다른 모든 학교도 9시 등교를 원한단 말인가? 그 학교가 경기도의 모든 학교의 대표인가? 그것도 아닌데 왜 교육청은 학생의 의견은 제대로 듣지도 않는가? 반대가 60% 이상이라면 시행하지 말아야 하는?것 아닌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누가 해줄 수 있는가?
? 확실한 것은 9시 등교를 시행하는 데에 있어서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학교의 사정은 몰라도, 적어도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학교 옆의 학교는 학생의 의견조차 물어보지 않았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학생에 대한 정책을 시행하는 데에 있어서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이미 9시 등교를 하고 있는 이?상황에서 그것의 효용성을 따져보자. 9시 등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가? 부작용은 없는가? 아침에 잠을 조금 더 잘 수 있음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덕분에 학생들의 수면권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면권이 정말로 보장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학생들은 "늦게 일어나는 만큼 늦게자니까 결국 시간은 똑같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나쁜 생활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하루 아침에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하니까 피곤하다"고 말한다. 심지어 아침에 하는 학원도 생겼다고 한다. 학생들은 과연 이전보다 많이 자고 있을까?
한 가지 더. 9시 등교는 정말 '9시'등교인가? 몇몇 학급에서는 8시 50분 또는 55분까지 학교에 올 것을 요구한다. 이건 9시 등교가 아니라 8시 50분 등교이고, 8시 55분 등교이다. 적어도 이전에는 같은 학교라면 대부분의 학급이 같은 시간에 등교했는데 지금은 몇몇 학급은 일찍 등교해야 한다.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이건 9시 등교가 아니지 않은가.
9시 등교 시행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학생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이기 때문이다.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무작정 시행하기에 반대하는 학생이 너무나 많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그리고 교사도 반대하는 의견이 꽤 있다. 이들의 의견을 물어본 후 시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시행을 한다고 해도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 역시 필요하다. 학교가 너무 늦게 끝나 개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아침자습시간을 줄이거나 없앤다거나, 점심시간을 줄인다거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질문을 던져본다. 누구를 위한 9시 등교인가? 그리고 대체 왜 9시 등교를 해야만 하나?
대한민국 청소년기자단 이민지
제가 다니는 학교에 경우는 등교시간만 늦춰줬을뿐 아침자습시간이 사라지고 하교시간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더 많은 자료 조사후에 기사작성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