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3일, 미국의 전 육상선수 디디 트로터(Deedee Trotter)가 김포외국어고등학교에 방문했다. 디디 트로터는 런던 올림픽, 아테네 올림픽 등 여러 올림픽의 메달리스트이다. 예정 시간에 맞춰 체육관에 도착한 그녀는 밝고 유쾌한 모습이었고,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까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디디 트로터가 입장하자 학생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로 환영했고 그녀는 강연을 시작했다. 본인의 과거사진과 선수 시절의 사진들이 들어간 영상자료를 보여주며 인생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미지 제공=김포외국어고등학교,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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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에서 최대 고비였던 무릎 부상과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체육관 내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숙연해졌다. "어느 날 평소처럼 훈련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으며 아침에 일어났는데 무릎이 이상했어요. 처음에는 가벼운 부상인 줄 알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훈련하는데 지장이 있었고성과가 나오기는 커녕 오히려 기록은 떨어졌어요." 병원에 가보니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수술을 받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고, 욕심이 있었던 그녀는 베이징 올림픽을 뛰겠다고 했다. 부상을 무릅쓰고 운동선수로서 이런 일은 피할 수 없을거라며 열심히 뛰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다. 그 이후에 나간 국내대회에서는 꼴찌에 그쳤다. 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하며 극복을 위한 방안을 수없이 논의했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도 문제점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연구하며 바로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쉽게 되지 않았다. 나가는 대회마다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다. 어느 날 대회를 3시간 앞두고 매니저에게 대회 참가 취소 전화를 받았다. 매우 화가나고 속상했지만 자기 성찰과 분석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압박(pressure)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볼게요. 압박이라는 것을 내 머리 위에 놓으면 압박이 나를 눌러서 주저앉게 만들어요. 하지만 압박의 방향을 바꿔서 내 뒤에 놓는다면 나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해요. 이후, 저는 저만의 그 논리를 훈련할 때마다 적용하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중요한 걸 깨닫고 나서 나가는 대회마다 적용하려고 했어요. 스타트 총소리가 울리고 나서 최선을 다해 달렸어요. 제가 겪었던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계속 생각했죠. 처음엔 7등이었지만 3등까지 치고 올라가 동메달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 짜릿한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디디 트로터의 당찬 태도와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에서 증명할 수 있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할 수 있다(I can), 나는 해야 한다(I must), 나는 할 것이다(I will)"을 학생들과 함께 외쳤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보듬어가면서 사랑한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디디 트로터의 모습에서 많은 학생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5기 김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