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 스포트라이트,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4월 6일, 김해시에서는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의 발걸음들이 줄지어 이어졌다. 학생들의 목적지는 바로, 김해시내 한 영화관.
바로, 학생들은 일본군 ‘위안부’ 중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의 인생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어폴로지’를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었다. 172명의 학생과 선생님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주축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의 자생 동아리 ‘스포트라이트’를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 사회부 기자 유희은입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경입니다.
교내에서는 연극동아리 ‘아낙네’와 역사·사회실천 동아리 ‘스포트라이트’ 회장으로, 교외에서는 청소년 인권 행동단체 ‘아수나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논란을 정리하여 비판하는 대자보를 학교에 게시하였고 왕복 12시간의 광화문을 옆 동네 가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학생을 무릎 꿇리는 선생님이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선생님께는 문제점을 지적해서, 학생들과 선생님께 간혹, “넌 너무 불만이 많아.”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파격’이라는 단어로 자신을 정의하고 싶습니다.
Q.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스포트라이트는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무대에서 사용하는 집중 조명입니다. 스포트라이트의 이러한 뜻에 착안하여, 저희는 사회에서 공론화시켜야 하는 것들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자는 의미로 동아리명을 ‘스포트라이트’로 선정하였습니다.
“우리는 가시화가 필요한 현안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우리는 잊히고 있는, 하지만 기억해야 하는 것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이 슬로건으로 저희 동아리의 의미와 성격을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모든 활동이 프로젝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효율성을 위해서 행정·총괄부, 집행부, 재무부, 미디어 부 등의 부서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스포트라이트라는 역사·사회 실천' 동아리를 개설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저희 동아리의 시작은 우선,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있던 혹은 하려고 하는 활동들을, 학생들과 함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와 뜻이 같은 학생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꾸준히, 범위를 확장하여 실행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과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실천의 가치를 함께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약 1년간 동아리를 구상하다가 올해, 함께 할 학생 5명을 모집하여 스포트라이트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Q. 4월 6일, 스포트라이트에서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폴로지' 공동 상영을 진행했는데요. 진행하게 된 이유와 과정 등을 자세히 말해주실 수 있나요?
A.사실 오래전부터 계획한 활동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3월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과 피해자 할머니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폴로지’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예매하려고 했지만 ‘어폴로지’는 하루 3회, 3일 만에 상영이 종료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김해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상영관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알아보던 중에, 일정 인원을 모집하면 공동체 상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사 ‘그램’을 통해 어쩌면 갑작스럽게 공동체 상영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체 상영 추진’이라는 생각이 든 후, 바로 이틀 뒤 홍보지를 제작하여 교내 곳곳에 게시하고 신청자를 받았습니다.
준비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모든 신청자가 관람료를 냈는데도 금액이 부족하고, 상영 당일에도 마이크 설치가 늦어져 입장이 지체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4월 6일, 저희는 성공적으로 공동체 상영을 끝냈습니다.
이번 공동체 상영이 스포트라이트의 2017년 첫 번째 활동이었는데, 공동체 상영에 도움을 주고 함께해준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특히, 어렵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움직여준 스포트라이트 부원들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을 못 해주셨지만, 늘 멘토 교사로서 해야 할 역할을 잘 수행해주시는 ‘조진호’ 선생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스포트라이트의 활동 계획은 어떤가요?
A.저희 동아리에서는 2달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주제로 카드뉴스를 교내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폴로지’ 공동체 상영을 김해시 전체로 확대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가오는 4월 중순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캠페인이 일주일간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5월에는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와 연대하여 우리 분성여고에 작은 소녀상을 건립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9월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님을 학교에 초청할 계획입니다. 또한, 방학 때, 수요 집회에 참여하여 자유 발언을 하려고 하는데, 그 전에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 수요집회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여름 방학 때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협의하여 일본군 성노예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하여 일본으로 갈 계획도 있습니다.
Q.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보고 있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저도 그들과 같은 청소년이고 잘난 것 없는 학생이라, 조언하기엔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있습니다.
“생각이 아닌 행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어서 고맙다.”
4월 6일, 공동체 상영을 진행한 후 우리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해준 말입니다. 굳이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부조리한 상황들,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번뜩 떠오를 때마다, 내 안의 한마디, 그 한마디를 던져보는 것, 제안합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당신의 그 한마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잊히고 있지만, 기억해야 하는 것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분성여고 스포트라이트. 분명히, 스포트라이트는 앞으로도 열심히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것이고, 많은 사람이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을 하게 할 것이다.
어쩌면, 기성세대보다 ‘스포트라이트’와 같은 청소년들이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촛불집회 때, ‘나라 바꾸는 청소년’이라는 문구를 걸고서 많은 학생이 목소리를 내었고, 문명고 학생들이 국정화 역사 교과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처럼, 분명 학생들의 움직임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힘이 있다.
더욱 많은 학생의 움직임이 우리의 역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를.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유희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