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이준호 대학생기자]
최근 LG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사업부를 철수한다는 공식 발표를 내놓았다. 매각 등의 다양한 예측이 있었지만, 결국 철수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많은 관련 종사자들은 LG의 실패가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들이 누적되어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또한 합리적인 분석이지만, 이것으로 이 상황을 전부 설명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실제로 LG 모바일 사업부의 적자 행진의 막을 올린 시기는 2015년 즈음으로 이때는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이 시장에 안착된 이후이고, 아이디어의 혁신에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보이는 시점이었다. 여기서 LG는 무리한 아이디어의 도입을 시도한다.
무리수의 시작은 G4 모델에 후면 가죽 소재를 채택한 것이다. 이는 기기에 고급스러움으로 더해 준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내부의 발열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고, 이는 기기의 성능에 악영향을 주었으며, 심지어는 하드웨어적 고장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다음 해에 출시된 G5 모델은 스마트폰 최초로 모듈형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제품 하단 부분을 모듈화하여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였다. 제품의 의도 자체는 신선했으나, 모듈과 제품 간의 유격 문제가 발생하였고, 제품 마감 자체도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또한 모듈화의 결과로 배터리의 탈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으나, 정작 이 배터리의 사용시간은 타제품에 비해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무엇보다도 당시는 각 제조사들이 탈착식 배터리를 포기하고 일체형으로 넘어가는 대신 기기에 방수 방진 기능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LG는 흐름을 읽지 못하고 또다시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이후 G6를 출시하였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S8 모델에 밀려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데 실패했고,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인 V30은 스냅드래건 835를 탑재하여 성능적 향상을 이뤄내었지만, 기존의 V 시리즈의 특징인 세컨드 스크린을 제외함으로써 두 제품군 간의 서로 다른 특징을 지워버렸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S 시리즈는 해당 연도의 첫 번째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노트 시리즈는 좀 더 다듬고 S 펜의 탑재로 인한 여러 부가기능을 통해 개성을 부여한 것과 비교된다. 이후 출시한 G7과 V40 제품에서는 ‘뉴 세컨드 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이는 경쟁사의 노치 디자인과 별반 차이가 없는 아이디어였다. 또한 당시 LG는 G 시리즈와 V 시리즈의 차이를 LCD와 OLED 디스플레이라고 재정립하였지만, 소비자에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이후 출시한 G8은 정맥 인식의 효용성 논란과 화면 진동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스피커 방식의 품질 문제가, V50은 듀얼 스크린을 제외하면 특색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2020년에는 중급형 AP를 탑재한 벨벳과 윙만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한 해 동안 국내에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전무한 초유의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LG가 기회를 잡을 틈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G3까지만 해도 나름의 특징을 보여주었으며,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경쟁했던 삼성전자의 S5의 후면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 거세 오히려 LG가 분위기를 타는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납득하기 힘든 아이디어에 대한 집착을 고집하면서 LG의 스마트폰은 점차 몰락하였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던 2016년에서 2018년 사이에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 이는 결국 한 시대를 풍미했던 휴대전화 제조사의 몰락을 가져오고야 말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2기 대학생기자 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