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소재 여대생 A 씨가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악플(악성 댓글)을 받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평소 우울증을 앓던 A 씨는 에타에 위로를 받고자 하는 글을 올렸으나 댓글에는 조롱 및 비난하는 글이 올라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 이에 에타 커뮤니티 문제점과 익명성이 적절한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타는 대학생 시간표 만들기 겸 커뮤니티 기능을 가진 앱이다. 400개 대학에서 약 454만 이용하는 국내 최대 대학생 커뮤니티다. 직장인에겐 블라인드가 있다면 대학생에겐 에타가 있다. 일반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와 다르게 에타는 해당 학교 재학생이 학생증 또는 학교 이메일 인증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시간표를 짤 수 있으며 이를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또한 같은 학교 재학생끼리 커뮤니티에서 소통 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그래서 학교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얻거나 궁금한 것을 재학생으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교내 동아리 또는 교내 근로 및 학교 상권 내 아르바이트 공고를 홍보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에타 커뮤니티의 장점은 익명성이다. 그래서 실명을 드러내고 어려운 고민이나 생각을 밝히고 또래 대학생들로부터 조언이나 공감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학교 내 문제점이나 교내 부조리 사건을 비판하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익명성에 힘입어 교내 부조리나 부당한 사건을 밝힌 사례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에타는 익명성이기 때문에 때론 조롱 또는 욕설과 같은 악플 문제가 있으며 특정 대상으로 한 혐오도 나타나기도 한다. 심지어 허위 사실 유포가 되고 이에 대해 사실 검증도 되지 않은 채 비난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같은 학교 학우들로부터 악플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사자는 그 상처가 더 크다. 이러한 점이 에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익명성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석종희 대학생기자]
대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에타 익명성 개선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설문조사 참여 인원 112명(100%) 모두 에타를 현재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타 익명성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엔 절반 이상이 개선하자는 의견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응답자 112명 중 ‘개선해야 한다’ 답변이 62명(55.4%)이 차지했다. 반면 '안 해도 된다’ 답변에는 26명(23.2%)이 나타났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 답변에는 24명(21.4%)이 나타났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석종희 대학생기자]
‘에타 익명성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답한 62명 대상으로 ‘익명성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이 익명성 자체를 개선하기 보다는 익명성을 유지하되 신고 기능을 개선하자는 의견이 보였다. 구체적으로 응답자 22명(35.4%)이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학번이 나오게 하는 의견이 15명(24.2%)이 나타났다. 글쓴이는 익명으로 하고 댓글은 실명하자는 의견엔 8명(12.9%)이 나타났으며 이와 유사한 비율로 전원 실명제 하자는 의견이 7명(11.3%)이 나타났다. 글쓴이만 익명 보장하고 댓글을 학번까지 나오자는 의견엔 5명(8.1%)이 답했으며 기타 의견 역시 5명(8.1%)이 나타났다. 위 통계를 통해 익명성을 유지하되 신고 기능 개선의 필요성이 보였으나 과반수 의견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명제에 대해서는 약 10명 중 1명 정도로 아직까진 소수 의견으로 보인다. 이 외에 부분적인 실명제나 학번까지 공개되는 의견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대학교가 비대면 사회로 바뀌었다. 그래서 대학생들 간의 정보 교류나 또래 학생들로부터 얻는 조언, 학사 정보를 얻는 부분에 있어서 에타 내 커뮤니티 기능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시에 에타의 익명성 문제점 역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타에 익명성 개선이나 신고제도 개선은 필요하다. 물론 실명제를 하지 않는 이상 익명성의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이 에타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인식과 태도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기 대학생기자 석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