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본인이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만든 사진)
학벌주의, 직장 내 따돌림의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내다.
2015년 9월 3일 개봉한 홍원찬 감독의 '오피스'는 사무실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도 충분히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어느 날 평범한 회사원인 40대 김병국(배 성우) 과장이 일가족 3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모두 김 과장에 대한 말들을 아낀다. 게다가 김 과장이 사건 직후 회사에 들어온 CCTV 화면을 확보하지만, 그가 회사를 떠난 화면은 어디에도 없어 김 과장이 회사 내에 아직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생겨난다. 동료들은 그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고 그 후, 미스터리 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먼저 이 영화의 주인공 이미례(고아성)는 지방대 출신의 인턴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배로 열심히 노력하고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자신을 항상 굽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동료들의 시선은 차가웠고 그녀를 노예처럼 부렸다. 심지어 자신들이 해야 하는 업무를 미례에게 떠맡기고 먼저 퇴근을 하기도 했다. 이런 지독한 상황에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미례는 뛰쳐나갈 수도 없었다. 그녀는 인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정 직원으로 채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해외 유명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명 '금수저'라고 불리는 신다미(손수현)에 밀려 그 꿈은 좌절된다.
이러한 상황은 영화 내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 겨우 회사의 인턴으로 들어가도 회사는 열정페이를 주장하며 말도 안 되게 낮은 임금을 그들에게 지급하고 있었다.
지난 2016년 12월 26일 어느 대학생은 지난 5월부터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는데, 산학협력 현장실습 프로그램으로 8개월간 취업해 원단 판매부터 경리·회계 등 고된 일을 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임금은 고작 30만 원이었다. 5월부터 12월 총 7개월을 회사를 위해 일했지만 돌아온 보상은 교통비도 되지 않는 돈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계약직 대부분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정부는 인턴들의 비합리적인 업무환경에 대한 개선을 모색해야 하는데 좀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법만을 모색하고 있으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김병국 과장(배성우)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김 과장은 직장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회사 동료들이 그를 싫어하는 이유는 '너무 열심히 해서'라는 터무니없는 이유였다. 점심시간에도 김 과장만 빼고 단체로 밥을 먹으러 갔으며 이 미례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의 업무를 성실하고 착한 김 과장에게 떠맡겼다.
학교 내에서의 왕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에서도 한 명을 은근히 따돌리는 '직장 왕따'가 일어나고 있다. 서로 쉬쉬하고 적극적으로 제재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처벌이 잘 안 되는 것이 문제다. 회사 운영진들은 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 더욱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과 예방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어쩌면 일가족을 살해하여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김 과장은 이렇게 부조리한 사회가 만든 괴물이 아닐까?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 문화부 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