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을 우리가 지켜야 할 수많은 이유
폭염특보가 내려진 서울 한 낮의 온도는 몇 발자국 옮기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주중의 오전 11시를 넘긴 시간에도 북촌 골목 골목길에는 내국인 보다 중국관광객들의 소란스러운 소리로 북촌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하던 내 마음에 걱정과 근심이 들었다.
관광지가 아닌 곳이 관광객의 소란스러움과 즐비하게 늘어선 관광버스를 보고 한국을 찾아준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어야 하는지 우리 고유의 장소가 마치 관광지로 변해 가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지 순간 혼란스러워졌다.
이곳은 우리의 근현대사 역사의 한 페이지가 고스란히 녹아있고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도심에서 우리가 옛정취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경북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북촌은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으로 불리어진 곳이라고 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김형석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중앙고등학교 정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아담한 개량한옥 대문에 '유심당'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3.1 운동 당시 불교 잡지 '유심'을 발행하던 곳으로 만해 한용운 선생께서 불교계의 3.1운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 하였던 뜻 깊은 곳이 있다.
또한 유심 출판사를 통해 중앙 보통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3.1 운동의 독립정신을 심어 주려고 했다고 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김형석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북촌에는 유독 3.1운동을 주도하셨던 인물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는 사실도 놀랍다.
현 북촌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민족 대표 33인중 한분인 손병희 선생의 집터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옛 가옥들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할 만큼 따듯한 정서를 안겨 주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관광객들을 맞기 위한 상점들로 채워지고 있는 북촌의 골목길에 대해서 우리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관광객들이 보고 지나가는 곳은 위나라의 참된 얼과 정신이 아닌 단순히 옛가옥에 채워진 상품들과 음식만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눈과 입으로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3.1 운동의 정신이 그 어는 곳보다 많았음을 알려주고 왜 우리가 자주 독립을 염원했었는지를 알려 주는 길이 더 중요 할거라고 생각한다.
북촌은 우리의 정신과 얼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곳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 = 3기 김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