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캡쳐=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한서경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부르키니는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 복장인 부르카와 비키니를 합친 신조어로, 무슬림 여성들을 위한 전신 수영복이다. 손, 발, 얼굴을 빼고 전신을 다 가린다. 부르키니가 프랑스 15개 도시에서 착용이 금지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휴양도시인 니스에서 무장한 경찰들이 부르키니를 입은 무슬림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부르카와 부르키니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 사진을 보고 있으니 몇 해 전 논란이 되었던 프랑스의 부르카 금지법이 떠올랐다. 부르카 금지법은 종교시설을 제외한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눈만 드러내는 부르카는 입을 수 없는 것이다. 부르카 금지법의 근거는 꽤 여러 가지다. 우선 얼굴은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을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요즘에는 무슬림 중 극단주의자 세력에 대한 테러의 우려가 더욱 커졌다. 특히 프랑스에 사는 무슬림은 66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9%)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 무슬림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그리고 샤를리 에브도 사건과 니스 트럭 테러 사건 등 테러를 많이 경험했다. 프랑스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져 무슬림을 곱게만 볼 수는 없는 실상이다.
여성 단체들도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여성 단체들은 부르카는 여성을 억압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옷이라고 주장한다. 이슬람 사회의 분위기를 생각해 볼 때, 부르카는 남성 중심의 사회를 나타내는 옷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무슬림 여성들이 옷을 선택해서 입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일부 무슬림 여성들은 ‘명예살인’의 두려움 때문에 부르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이렇기 때문에 옷을 강제로 규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부르카는 자신이 무슬림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무슬림 여성들은 ‘부르카는 자신이 선택한 옷’ 이라며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프랑스 사람들은 ‘라이시테’를 내세운다. 라이시테는 시민들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종교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독특한 문화의 배경에는 프랑스 혁명 때 지배계층과 시민계층의 싸움을 통해 엄격한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미 프랑스는 2004년에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히잡 등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옷을 금지했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블로그를 보거나 무슬림 여성들의 반대 시위 기사를 보면 이는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라이시테를 명분으로 무슬림을 억압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이다. 물론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를 겪었다. 하지만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다. 그들을 잠정적 테러리스트로 가정하고 통제하는 것은 명백한 종교 차별이다. 그러나 옷을 입은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옷 속에 폭탄을 숨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안보를 위해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복장 규제로 무슬림을 자극하면 안 된다고 재반박하는 입장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결국 다시 원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이 문제가 어떤 단체의 분열이든 간에 원인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의견이 얽혀있는 만큼 여러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넓은 의미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만, 해결책은 반드시 인권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한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