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백만 관중시대. 재미와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늦은 응급 처치와 이송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야구장에는 1대 이상의 엠블런스와 의료진들이 배치되어 있지만 안전사고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016년 8월 7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벌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는 양 팀의 승, 패 여부보다 도태훈 선수에게 관심이 보아졌다. 올 시즌 육성선수 신분으로 NC다이노스에 입단한 도태훈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생애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3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쳐냈다. 프로 통산 1호 안타였다. 하지만 팀이 3-6으로 뒤진 7회 초. 볼카운트 1-0에서 권혁의 2구째 144km의 빠른공이 머리 쪽으로 향했고, 그대로 도태훈 선수의 헬멧을 때렸다. 도태훈 선수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이미지 제공=마산고등학교 김**학생]
빠른 시간 안에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를 이송해야 할 엠블런스는 5분이 지나서야 경기장으로 들어왔고 상황이 정리 되는 듯 하였지만, 엠블런스의 분은 잠겨 있었고 결국 도태훈 선수가 직접 문을 열고 타는 상황이 벌어졌다.
검진결과 도태훈 선수는 아무 이상 없었고 한화구단의 사과문 발표에도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머리에 큰 충격이 있을 때에는 함부로 움직이면 뇌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의료진에는 아무 조치 없이 도태훈 선수를 직접 걸어서 탑승 하도록 두었다.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2000년 4월 18일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쓰러진 고 임수혁선수를 떠올릴 것이다.
임수혁 선수는 어디에 부딪힌 것도, 공에 맞은 것도 아니었다. 임수혁 선수는 경기장에서 어떠한 응급 처치도 받지 못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건 발생 11분 만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이미 멈춰버린 심장 박동은 세 차례의 전기 충격이 가해진 뒤에야 다시 소생됐고 뇌는 이미 기능을 잃어버린 뒤였다.
임수혁 선수는 최초에 쓰러진 뒤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옆엔 선수, 코치진들만 가득했다. 정작 응급 처치에 들어갔어야 할 간호사에게 비키라는 신호를 보냈던 구단 관계자들. 응급 상황에선 간단한 인공호흡과 심장 마사지만으로도 최악의 상황인 뇌사 상태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임수혁 선수는 후송 중에 이미 맥박과 호흡이 정지됐고, 뇌에 산소 공급이 멈춰 식물인간 판정을 받게 된다. 이후 10년의 투병생활을 하고 2010년 2월 7일,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뇌가 완전히 망가지는 데까지 총 4분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이 시간 안에 좀 더 빨리 응급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임수혁 선수는 이날 경기장을 걸어서 나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흡한 조치로 국가대표 포수 출신 임수혁 선수는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했고 도태훈 선수의 경우 자칫 같은 사고가 반복 될 뻔 했다. 프로야구 8백만 관중 시대, 아직 안전 의식과 대응 수준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최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