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 '황해문화 97호'에 실린 시 '괴물', 저작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음〕
6일 SNS에서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괴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 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빡 잊고 En 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로 시작하는 이 시는 삼십 년 선배인 En 선생을 성폭력을 일삼는 대상으로 그리고 있다. 시 '괴물'은 '문단_내_성폭력 아카이브' 계정에 게시돼 1,400회 이상 리트윗됐다. 이와 함께 시 속에 등장하는 En 선생에 대한 추측도 퍼지며 더욱 논란이 되었다. 최영미 시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험한 사건을 소재로 삼은 건 맞다."라면서도 "실명확인은 못 해 드린다."며 선을 그었다.
문단 내 성범죄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SNS에서 ' #영화계_내_성폭력', '#문단_내_성폭력', '미술계_내_성폭력' 등 해시태그와 함께 성폭력 고발 운동이 일어나 여성 문인들의 과거 성폭력 경험이 회자되었었다.
문학계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국내 한 여성 영화감독이 동료 여성 감독을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성폭력 문제가 계속해서 공론화되고 있다.
검찰계에 이어 문단계에서도 성범죄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동안 성폭력을 쉬쉬하며 외면하고 조직 내 전통으로써 받아들여 성범죄가 만연해졌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성범죄에 날을 세우고 있는 지금, 이러한 움직임이 적극적인 해결방안으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6기 신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