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엔 인형 뽑기 기계와 노래방, VR 체험 매장 등이 늘어나고 예전의 오락실 매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VR 체험 매장 직원은 “초등학생 연령대의 손님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옛날 학교 앞 오락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오락 기기들이기 때문에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20~30대입니다.”라고 했다. 어린이가 매장을 꽉 채우고 있던 오락실은 이제 사라진 것이다. 이는 오락 부분에서 초등학생들이 주 소비층이었던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나현기자]
우리나라만이 겪는 상황이 아니다.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인 미국 토이저러스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9월 초부터 전해졌다. 아이들의 ‘장난감 천국’으로 불리던 이 회사는 지난달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4억 달러(한화 약 4500억 원) 정도의 채무를 조정하고자 파산 전문 로펌인 ‘커클랜드 앤 엘리스’를 고용했다. 로펌 고용이 반드시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토이저러스가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히 드러나는 사실이다.
완구·오락실·테마파크·장난감 등 전통적인 어린이 산업은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다. 장난감 주 소비층인 3~12세 아이들은 최근 장난감보다도 스마트폰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이)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사용 시간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의 1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평균 3.4시간이라고 한다. 이는 성인들의 평균 사용시간이 3.35시간보다 긴 시간이었다. 또한, 미국리서치회사가 자녀가 있는 부모 350명을 조사한 결과, 자녀들의 놀이 수단으로 가장 많은 부모(65%)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사준다고 답했다. 그 외 인형은 58%, 레고가 49%였다. 3위를 차지한 레고 또한 작년 13년 만에 최초로 매출이 갑자기 감소하여 최근 전체 직원의 8%인 1400여 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과거와 달리 아날로그 완구들이 스마트폰에 밀리게 되면서 매출 증대가 어렵게 되자, 이들 기업은 변심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이크를 통해 아이들과 대화를 가능하게 만든 인형이나 저가형 VR 헤드셋 뷰마스터 등 장난감에 정보통신기술(ICT)가 바로 이에 해당하는 예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저출산으로 인한 유아들의 감소로 인해 외국의 사례보다 변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기기를 이용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시력, 안구 건조 등의 문제도 2차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니 키즈산업과 아이들의 안구문제에 대한 예방 및 해결책들도 변화하는 사회 속도에 맞춰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김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