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8일 통계청이 비공식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교 이상을 졸업한 고학력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이 2년 연속 2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층 공식 실업률인 9.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이다.
우리나라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은 70%로, 매년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 구직자들이 취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하고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과 경기 침체로 인해 취업 시장이 얼어붙게 되면서 대졸자들의 취업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움츠러든 주된 이유는 작년 성장을 예상했던 건설투자가 대폭 둔화하고 구조조정의 여파로 부진했던 소비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한국 정치의 불안정함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의 증대 가능성도 한몫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국내 기업인 삼성, LG, 롯데, 한진 등의 기업들이 연루됨으로 인해 투자 역시 위축되면서 가뜩이나 낮은 대기업 입사율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일정이 미뤄졌다.
이처럼 상당수 국내 기업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여파로 대졸자 공채 규모를 연기 및 축소하면서 구직 행렬은 갈수록 길어지는데 취업 시장의 문은 오히려 더 좁아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10대 그룹 가운데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그룹은 거의 없다. SK그룹만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2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현대, 엘지 등 나머지 10대 그룹은 “작년 수준으로 뽑을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채용 규모를 늘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조사에서도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은 올해 상반기 대졸자 공채 규모를 지난해보다 8.8% 정도 줄일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취업 시장의 위축과 불안정한 사회ㆍ경제현상과 함께 대부분의 고교생이 대졸자가 되는 학력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청년 실업자의 수는 사상 처음으로 전체 실업자의 43%에 가까워졌다.
자료: 통계청 (각 연도별 4월 기준)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욱진기자]
2017년의 20대 청년 실업률인 11.3%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9.6%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 청년 실업률은 2013년까지 8.1%로 점점 줄었지만 4년 만에 3.2%가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5~24세 대졸 이상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도 6.7%에서 15.1%까지 치솟았다.
통계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입사시험을 보러 다니는 청년과 공무원 시험 준비생, 고시생 등까지 합하게 되면 대졸 이상 청년의 실업률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가 거듭할수록 악화되는 청년층의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거액의 예산을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지원 사업에 투자했다. 경기도 성남시는 청년 배당을, 서울시는 청년활동 지원 사업인 일명 ‘청년수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경제부=5기 김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