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방탄소년단과 손을 잡고 50여 개의 나라에서 ‘BTS 세트(The BTS meal)’를 출시했다. BTS 세트는 미국과 캐나다 등을 시작으로 5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정판으로 판매된다. BTS 세트는 맥너겟 10조각과 칠리, 케이준 소스, 감자튀김, 음료로 구성돼 있다. 맥도날드는 이전에도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으로 트레비스 스콧, 마이클 조던 등의 유명인을 모델로 세운 세트를 판매했지만 모두 미국에서만 진행되어왔다. 방탄소년단과의 협업을 통해 최초로 단일 마켓이 아닌 전 세계에서 이를 판매하게 되었다. 맥도날드는 해당 컬래버레이션을 위해 한화로 약 100억의 광고료를 지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TS 세트 판매 기간에는 전 세계 매장 내의 모든 점원들이 모두 방탄소년단과 맥도날드의 한글 자음이 로고처럼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 소스 패키지에도 영문 소스명과 한글이 함께 인쇄되어 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방탄소년단이 BTS 세트를 통해 한국의 맛은 물론 한글 역시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BTS 세트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율을 보여주며 맥도날드의 명실상부 ‘효자 세트’가 되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6월 21일 기준 한국에서만 120만 개 이상의 세트가 팔렸으며, BTS 세트에 포함된 맥너겟은 출시 전 4주간 하루 평균 판매량보다 25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단일 세트만으로 이례적인 판매 수치이고, 특히 사이드 메뉴로 구성된 세트가 단기간에 100만 개가 넘게 판매된 것은 최초"라고 밝혔다.
뜨거운 인기에 구매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리셀 마켓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이베이에는 BTS 세트 관련 물품 등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한 말레이사 팬은 BTS 세트 포장지를 한화 약 27만 원에 내놓기도 했다. ‘소장용’으로 소스 포장지나 너겟 박스를 이용한 폰 케이스 디자인, 운동화 디자인 등도 나오며 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BTS 세트를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BTS 세트 열풍이 코로나 상황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코로나 확산은 심각한 수준이며 6월 28일 기준 하루 20,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도 6월 9일 BTS 세트 첫 출시 이후 현지 맥도날드는 고젝과 그랩 기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인도네시아 스마랑시 공공질서 기관장은 "스마랑시의 맥도날드 매장 6곳 가운데 4곳은 이틀 정도 영업을 잠시 중단한다. 스마랑시가 다시 코로나 위험지역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스마랑시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BTS 세트 구매 폭주로 문을 닫은 매장은 최소 13곳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9기 김수연기자]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급증 현상에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여준상 동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과의 협업이 “보수성이 강한 브랜드인 맥도날드로서는 대대적인 혁신”이라며 “맥도날드 브랜드가 BTS의 콘텐츠·문화가 들어가면서 젊어지고 활기차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BTS’라는 스토리텔링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며 “오늘날 소비는 하나의 놀이다. ‘아미’(방탄소년단 팬덤)가 대부분 MZ 세대(90년 대생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 대생 Z세대)이지 않나. 주 활동공간이 온라인인 MZ 세대에게 또 하나의 즐기고 놀 거리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19기 김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