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개봉하여 극장가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쥬라기 월드>에서는 호박에서 생물의 DNA를 추출한 후 멸종한 공룡을 다시 지구에 등장하게 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화산 폭발로 인해 한 섬에 모여 살던 공룡이 모두 죽게 될 것 같아 공룡 애호가들이 이들을 구출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공룡에게 멸종의 위협을 주었던 요인은 바로 ‘화산’, 즉 자연재해이다. 공룡이란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에 걸쳐 번성하였던 거대한 파충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약 1억 5천 만 년간 중생대를 주름잡았던 지구의 주인, 공룡이 멸종한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지질시대 중 최소 11번의 생물의 멸종이 일어났고, 이 중 대멸종은 5번이었다. 약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과 신생대 경계의 대멸종시기에 공룡이 멸종했다. 우리는 이를 백악기와 신생대 제3기의 약자를 따서 K/T 멸종 혹은 K/T 경계 멸종사건이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공룡 대멸종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확실한 이론은 아니다. 고생물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공룡 대멸종의 원인에는 ‘운석 충돌, 기후 변화, 화산 활동, 생존 경쟁, 해수면의 변화 등’이 있다.
Ⅰ. 운석 충돌설
운석 충돌설은 설득력 있다고 판단되는 가설 중의 하나이다. 백악기 말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여 급격한 속도로 환경이 변하였다. 수십억 톤의 먼지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고, 그 영향으로 먼지와 연기에 빛이 차단되었다. 결국 수개월 동안 빛이 지면에 도달하지 못했고, 암흑기는 계속되었다. 이 기간 동안 식물의 씨와 뿌리는 남아있었지만 그들의 생장이 멈추게 되었고, 결국 식물의 감소로 인해 많은 초식 공룡들이 굶주려 죽게 되었다. 이로 인해 초식 공룡을 먹는 육식 공룡의 수 역시 줄어들게 된 것이다. 빛이 차단된 암흑기는 6 ~ 12개월 정도 지속되었고, 이때 지구의 기온은 영하 상태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생물은 몸집이 작은 조류나 푸르가토리우스 같은 포유류일 것이다. 이들은 식물의 씨, 열매 등을 섭취함으로써 생존했지만, 몸집이 큰 대형 공룡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 그대로 노출되었기에 결국 멸종하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운석 충돌설이다.
운석 충돌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는 바로 ‘이리듐’이다. 중생대와 신생대의 경계층에서 이리듐의 함량이 급격히 많아진다는 것은 그 시기에 지구 지각에 비해 약 1만 배나 많은 이리듐이 포함된 운석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유리질 알갱이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운석 충돌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고, 석영 알갱이에 긁힌 자국은 운석 충돌이나 핵폭발이 일어날 때 생기는 모습과 같다.
운석 충돌설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어떤 일이 있었을지 예측해보자. 우선 폭이 약 10km인 거대한 소행성이 시속 32,000km로 지구로 날아와서 유카탄반도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이때 소행성과 충돌 부근 지표면의 물과 암석은 즉시 기화하게 된다. 이는 충격파를 발생시키고, 수많은 동물들을 몰살시킨다. 그 후, 지구 전역으로 진도 13의 강진이 전달되고, 초대형 쓰나미도 발생한다. 하늘에서는 불덩어리가 떨어져 내리게 되고, 이들은 산불을 일으킨다. 이는 지구 표면 온도를 급속도로 높이고, 수많은 동물들이 불에 타서 죽게 된다. 폭풍이 일게 된다. 먹구름은 재와 황산 등의 독성 화학물질을 품고 있고, 산성비는 동물들의 피부를 타게 하고, 바다를 오염시킨다. 식물의 양이 줄어들어 초식동물의 개체 수도 줄어들고, 결국 육식 공룡도 굶주림 끝에 멸종하게 된다. 결국 소행성이 충돌하고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멸종하게 된다.
Ⅱ. 추위설
추위설은 말 그대로 공룡들이 추위에 적응하지 못하여 멸종하게 되었다는 가설이다. 백악기 말, 지구의 기온이 지속적으로 하강하여 공룡이 생존하기에는 너무 추웠다. 이들은 몸집이 커 동굴 등의 피난처에서 추위를 피할 수 없었고, 체온을 높여줄 만한 털도 없었다. 결국 이는 공룡의 자손 번식에도 영향을 미쳐 평상시의 온도가 아닐 때 태어나는 새끼들은 모두 하나의 성별만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는 가설이다. 결국 지구의 기온이 낮아짐으로써 공룡의 새끼들이 전부 동일한 성을 가지고 태어나게 되어 번식을 하지 못해 멸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생대에는 공룡이 멸종할 정도로는 추워지지 않았고, 게다가 깃털이 있는 공룡이 발견됨으로써 추위설은 그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Ⅲ. 화산 활동설
이 가설은 말 그대로 화산 활동으로 인해 공룡들이 멸종하게 되었다는 가설이다. 백악기에 화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산 활동 시 화산재 등의 화산 쇄설물들이 대기권을 막음으로써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하고 결국 식물들이 죽게 된다. 식물이 죽으면 초식 동물 또한 먹이가 부족하여 굶어 죽게 되고, 결국 먹이 사슬 구조가 깨지면서 생태계가 혼란스러워져 멸종이 일어날 수도 있다. 화산 활동설은 자연환경에 따른 생태계 구조의 파괴로 인해 공룡이 굶어 죽는다는 맥락으로 봤을 때 운석 충돌설과 유사한 면이 있다.
Ⅳ. 생존 경쟁설
생존 경쟁설은 공룡이 포유류와의 먹이 경쟁에서 지게 되어 생존이 불가능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설이다. 공룡의 뇌가 매우 작아 영리하지 않고, 몸이 커서 동작이 느리며,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추워지면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반면에, 포유류는 뇌가 커서 영리하고, 날렵하기 때문에 사냥을 잘하며, 몸에는 털이 있어서 추위에도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공룡들은 용각류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벨로키랍토르, 데이노니쿠스 등의 수각류의 화석에서 깃털의 흔적이 발견됨으로써 생존 경쟁설은 설득력을 상실하였다.
위의 여러 가설들이 종합적으로 연관되어 공룡 대멸종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하였다. 과연 공룡 대멸종의 실제 원인은 무엇일까? 오늘날 가장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가설은 ‘운석 충돌설’임이 분명하지만, 더 확실한 가설이 등장하여 가설이 아닌 진실로 인정받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어쩌면 공룡의 이런 신비로움, 그리고 이들이 살았던 미지의 세계가 많은 사람들이 공룡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아닐까? 공룡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최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