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장준규 육군참모초장이 동성애자 색출 지시.."
육군본부 "장 참모총장의 지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 14일, 군형법 제 92조의6 위반 혐의로 서울 출장 중 체포
지난 13일, 군인권센터는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하여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로 처벌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 중앙수사단(이하 중수단)이 2월에서 3월 사이에 전 부대를 수사하여 동성애자 군인 40~50명의 신원을 확보했다. 군인권센터는 중수단이 수사 과정에서 동성애자 군인들에게 사전 통보없이 불러내어 "네가 동성애자인 것을 알고 있다.", "협조하지 않으면 주변에 알리겠다."등 강압적인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장 참모총장이 국방부 훈령 1932호 7장(동성애자 병사의 복무)을 위반했다."며 "성 정체성을 표적으로 한 반인권적 불법 수사를 중단하고 이를 지시한 장 총장은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이에 대해 육군 본부는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장 참모총장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및 형사처분 지시는 없는 것으로 확인 됐다."고 부인했다. 이어 "군 기강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현역 군인의 동성 성관계는 군형법 제92조의6을 위반한 추행죄로 처벌한다."며 "앞으로도 군기를 유지하기 위해 군 기강 문란행위는 법령에 의거하여 처벌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14일, 육군 중수단은 동성과의 성관계로 군형법 제92조의6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된 A 대위에 대해 육군 보통군사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A 대위가 중사단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여 도주 우려가 없고, 4월 11일에 압수수색을 당해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으며, 변호사 선임으로 인해 출석 연기 된 것이라 구속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A 대위의 어머니는 성명서를 게시하여 “제가 많이 배우지 못해 잘 모르고, 갑자기 알게 된 사실에 혼랍스럽긴 하지만 아들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죄가 아니라는 거, 그게 부끄러운 일 아니라는 것쯤은 압니다.”라며 “염치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 저희 아들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 드립니다. 부디 저뿐만 아니라 상식 있는 모든 분들께서 이 어이없는 구속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판부에 보여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고 밝혔다.
아래는 A 대위 어머니의 탄원서 전문이다.
지난 4월 13일 아침에 제 아들이 군인들에게 체포당했습니다. 점심 쯤 이었을까요. 일을 보러 나가던 중에 TV 뉴스 자막에 군대에서 동성애자들을 잡아내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 걸 봤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일도 다 벌어지고 별 걸 다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러던 중에 아들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아들은 서울에 출장을 와있었어요. 무슨 일이 생겼나 싶었는데 목소리가 많이 떨렸습니다.
아들은 자기가 헌병들에게 체포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아까 봤던 뉴스가 생각났어요. 그 땐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이 뉴스의 주인공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으니까요. 정신이 없어 무슨 말을 나눴는지는 잘 기억이 나진 않네요. 변호사가 와있다고, 수사 받을 거라는 이야기 정도를 들었습니다. 저녁쯤에 변호사님께 연락을 받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문 기사도 자세히 봤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이란 분이 동성애자 군인들을 다 찾아내서 벌주라는 명령을 내리셨다더군요. 뉴스를 보면 세상이 많이 바뀌어 가는 것 같은데 굳이 왜 이 시기에 이런 일을 벌일까 싶어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처럼 잡혀가진 않았지만 수사를 받은 군인들이 많다는 사실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누굴 때린 것도 아니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거나 성폭행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오늘은 심지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합니다. 나쁜 짓을 한 높은 사람들이나 받는 줄 알았던 구속영장을 받았다니 너무 기가 막히고 화가 납니다. 정작 나쁜 짓 한 사람들은 구속이 잘 되지도 않는데, 대체 우리 아들은 무슨 죄가 있다고 감옥에까지 가둬서 수사를 한단 말입니까?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저는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문제가 문제다보니 친척들에게도 이야기를 못하겠고, 아들은 잡혀갔다는데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한참 속앓이를 했어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혼자 자라 외로웠던 건 아닌지,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닌지 지나간 날들이 다 생각이 나고 마음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아들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가 많이 배우지 못해 잘 모르고, 갑자기 알게 된 사실에 혼란스럽긴 하지만 아들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죄가 아니라는 거, 그게 부끄러운 일 아니라는 것쯤은 압니다. 아들은 언제나 우리 부부의 자랑이었어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남들처럼 많은 걸 해주진 못했지만 정말 멋지게 잘 자라주었어요. 군복무도 정말 착실하게 해왔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와중에 상관들께서 여러모로 많이 위로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도 잘 살았구나 싶은 생각에 자랑스럽고, 또 한편으론 혼자 마음고생 했을 아이 생각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디 말 할 곳도 마땅치 않았을텐데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려주시고 아들을 도와주시는 군인권센터가 정말 고맙습니다. 군인권센터 분들께서 하시는 피해자 지원 모금에 정말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주셨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무슨 말로 이 감사한 마음을 다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뭐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에요. 자랑스런 군인으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한 아들을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범죄자로 만든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꼭 책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아들 말고도 어딘가에서 같은 고초를 겪고 있을 우리 아들들에게 제 몇 마디 말이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염치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 저희 아들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 드립니다. 부디 저 뿐 아니라 상식 있는 모든 분들께서 이 어이없는 구속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판부에 보여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수신자부담전화도 제대로 못 받고, 세 번째 전화가 걸려 올 때서야 겨우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리고 속 깊은 녀석이 엄마 걱정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요. 변호사님께 전해 들으니 엄마가 놀랐을까봐 걱정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꼭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들, 엄마 걱정 안 해도 돼.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많이 사랑해. 힘내 아들. 2017년 4월 14일, A대위 어머니 드림 |
한편,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구별은 차별과 다르다.", "군형법 제924조의6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동성애는 인류에게 암이므로 동성애를 지지하는 인간들은 박멸되야 한다."등의 반응을 보인다.
(신변 노출 위험 판단의 이유로 일부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 최문봉 기자] 군인권센터 기자회견과 육군 본부 정례 브리핑, A 대위 어머니의 탄원서 등이 기술된 중앙일보, 한겨례 기사 댓글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최문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