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작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서현 기자]
최근 몇 년동안 관심을 받고 있는 비속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뜻도 모르는 채로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일상에서 가볍게 툭툭 던지곤 한다. 문제는 이러한 언어들이 약자를 차별하는, 즉 약자 '혐오'에서 온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혐오란, 싫어한다는 의미의 혐오(hate)가 아닌, 특정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 등으로 인한 차별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이러한 언어 사용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약자에 대한 혐오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심지어 차별을 당하는 '약자'마저도 못 느낄 정도로 우리 일상 생활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들 차별을 하고 있고, 더 심각한 것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만 들으면 '나도 차별을 하고 있다고 그렇지 않아.' 라며 거부감과 반감을 가질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니, 많을 것이다. 나름대로 자신의 도덕적인 철학에 맞춰 살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충격은 실로 엄청날 것이고 이를 부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일상 속에서 '나'와 '너'가 했던 차별에 대해 알아 보자.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친구들이 우스운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장애인 같아.", "병신아." 등의 말을 했던 경험은 한 번쯤 다들 있을 것이다. 이는 대표적인 '장애인 혐오 발언'에 해당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뇌 속 깊이 '장애인은 우스운 존재'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에 친구의 우스운 행동을 보며 바로 '장애인'을 연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역사 시간, 과학 시간에 배웠던 유관순 열사와 마리 퀴리. 그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 있는 '여성 혐오'의 피해자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배웠던 유관순 열사. 가끔씩 선생님은 그를 유관순 '누나', 혹은 '언니'로 표현하곤 했다. 마리 퀴리 역시 '마리 퀴리'라는 이름보다는 퀴리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이게 무슨 여성 혐오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 어떤 독립 운동가에게도 '형', '오빠'등의 호칭을 붙이지 않았으며, 그 어떤 과학자들에게도 남성을 지칭하는 호칭을 붙인 적이 없었다. '여성'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굳이 여성을 표현하는 호칭을 사용하며 그들을 표현하는 것은 엄연히 그들이 세운 업적보다는 '여성'이었다는 성별을 붙여 이를 소비하는 여성 혐오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성소수자들을 희화화하는 방송들, 노 키즈존, '여성/남성스럽다'라는 말, '흑형' 등 특정 인종을 희화화 및 비하하는 말, 심지어는 '벙어리 장갑', '합죽이' 등의 언어 등 성소수자 혐오, 연소자 혐오, 여성혐오, 인종 차별, 장애인 혐오 등 우리 일상에는 수많은 약자 혐오들 존재하고 우리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너무나도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를 접했다. 하루 아침에 이런 사회를 고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이 사회적 약자를 배척하고 차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그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사용하고 있던 이러한 작은 언어, 작은 행동들이 우리의 평등한 사회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커다란 바위와도 같은 존재였으며 어떠한 정책을 세워도 평등이 실현되지 않았던 근본적 이유였다는 사실을 하나 둘 인식하고 이를 고쳐나가면 그게 몇 년이 됐든 몇 백년이 됐든, 언젠가는 진정한 '평등한 사회',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 = 4기 이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