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봄이 실려 온다.
방안에서 내다보는 봄 햇살이 아쉬워 가족끼리 어딜 가 볼까 머릴 맞대는 시간도 잦아진다.
걷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사진 찍기도 좋은 곳 부산감천문화마을을 본 기자가 다녀왔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장서윤기자〕
1950년대 6.25 피난민과 태극도 교도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태극마을이라는 명칭으로 시작되었던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자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와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 같은 골목길의 경관은 감천만의 독특함을 보여준다.
부산의 낙후된 달동네였지만 문화예술을 가미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연간 185 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가는 대표 관광명소가 되었다. 산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들어선 아름다운 파스텔 톤의 집들과 미로와 같은 골목길이 있어 한국의 마추픽추, 산토리니로 불린다. 2016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곳이 다른 유명한 관광지와 다른 점은 이 지역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마을의 주(主)인들이 살고 있고 객(客)인 관광객들이 그 마을을 구경하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객이 전도 되었다는 표현처럼 매일 밀물처럼 들어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넘쳐나는 차들로 정작 주민들은 아파도 구급차를 부를 수 없는 형편이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원이나 편의점등이 사라지면서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성 가게들만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또, 관광지 소품으로 오해해 집안 마당 안쪽까지 들어와 장독대도 열어보고 아무데서나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 때문에 주민들은 세상에서 제일 편해야 할 내 집에서 불편함을 감수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장서윤기자〕
과거와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무분별한 개발 새롭고 인위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먼지만 털어낸 옛 것의 정취가 멋스러울 수 있다. 편리함을 강조한 과학적이고 첨단적인 건물도 중요하지만, 어린왕자와 함께 바다를 보며 꿈꿀 수 있는 달동네의 자리 또한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리는 객(客)의 자세로 잠시만, 조용히 감상하고 그 자리를 지켜내는 주(主)를 위해 비켜설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장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