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와 곡물은 고대 농경사회에서 국가와 민생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한 가치였다. 그래서 선조들은 토지의 신인 국사신과 곡물의 신인 국직신, 두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해 만든 장소가 있는데 그 이름을 사직단이라고 했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사직단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졌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그 가치를 널리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조선시대보다 훨씬 앞선 신라시대 때 만들어진 곳이 있는데 바로 선농단이다. 사직단에 비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선농단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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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예은기자]
? 선농단은 백성들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알리는 선농제를 지냈던 제단이 있는 곳이다. 선농제는 중국 고대 전설에서 농사를 관장했던 제신농씨와 후직씨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위의 사진에서 왼쪽에 위치한?제신농씨는 불과 태양, 농업, 의약의 신이자 차의 시조이며, 사진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후직씨는 오곡의 신이다. 이것은 신라 때부터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도 이를 계승하였으며, 1476년(성종 7년)에는 관경대를 선농단 남쪽에 쌓고 친경의례를 거행하였다. 선농단의 가장 큰 특징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친경의례'이다.
? 친경의례는 일정한 절차에 따라 거행되는 의식으로 먼저 왕이 선농단에서 제사를 올리고 나서 적전으로 나아가 친히 밭을 갈았다. 그다음 왕은 관경대에 올라 세자, 대신, 백성들이 순서대로 적전을 갈고 씨 뿌리는 모습을 관람하였다. 친경 후에 왕은 백성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이때 먹었던 음식이 설렁탕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예은기자]
? 선농단에서 내린 국밥이라 하여 '선농탕'이라고 부르던 것이 오늘날의 설렁탕의 유래이다. 설렁탕은 문무백관 및 백성들이 제물로 올렸던 것을 요리하여 함께 나누어 먹던 풍습에서 전래되는데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나누어주기 위해 귀한 고기로 국물을 내어 밥을 말아 먹도록 한 것이다.
? 왕은 백성에게 모범을 보이고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직접 농기구를 잡고 농사를 짓는 친경 의식을 거행하였다. 따라서 친경 후 조정 중신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함께 나누어 먹었던 설렁탕이야말로, 백성을 위로하고 그들과 기꺼이 함께 하고자 하는 왕의 애민사상을 엿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이러한 친경의례는 대한제국 말기까지 계속되었으나, 1908년(융희 2년)에 선농단의 신위를 선잠단과 함께 사직단에 모시면서 사라졌다. 현재 선농단 안에는 선농제를 올렸던 단 외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향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선농단이 세워질 때 심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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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선농단 역사문화관에서는 선농단과 선농제에 대하여 자세히 배울 수 있도록 많은 전시물과 체험의 장이 마련되어있어 누구나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여태 친숙하게만 느껴졌던 설렁탕,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선농단과 친경의례. 우리도 그 자취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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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경제부=4기 박예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