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의 공약 경쟁이 치열한 요즘, 한 정치인을 필두로 뜨거운 감자가 된 정책이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제다. 기본소득제란 재산, 소득, 고용 여부 및 노동 의지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소득분배 제도이다. 저소득층 가구에 집중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선별적 복지와는 차별을 두고 있는 보편적 복지정책이다.
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같은 당 의원인 민주당 내에서도 기본소득제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민주당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에 대해 오랜 논쟁이 있었지만 문제가 있어 어느 나라도 채택하지 않은 제도라며, 장기적 연구과제로 검토해 볼 수 있지만 당장 국가 정책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를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하는 정치인들도 만만치 않게 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이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 “이건 진보도 아니다. 그저 악성 포퓰리즘일 뿐이다. 이 지사가 본인의 기본소득을 대선에서 밀어붙이려고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민을 실험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이다.”라며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제는 뜬금없이 나온 정책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심해져 정부에서 재난 지원금을 나눠주기로 결정한 한 달 전인 지난 2월, 경기도에서는 자체적으로 경기도민들 1399만 명에게 10만 원씩 지역화폐를 나눠주었다. 대형 백화점, 대규모 사업장은 제외되며 3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에 대해 불쌍한 사람들에게 주는 돈이 아닌, 경제정책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 효과는 어땠을까? 이재명 지사의 말에 따르면 “3월 13일부터 서울은 작년 대비 카드 사용액을 기준으로 경제회복률이 약 90%, 경기도는 약 105%의 회복률을 보인다. 신한카드가 경기지역 화폐를 받을 수 있는 가맹점과 없는 가맹점을 분석했을 때 3월 첫 주를 기준으로 지역 화폐를 받을 수 있는 곳은 124%, 지역화폐를 취급하지 못하는 곳은 117% 정도 상승했다. 저희도 사실 기대를 많이 한 편인데 마치 명절 대목을 맞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가 말하는 기본소득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이고 그 배경에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배경이다. 기본소득을 언급하며 가장 강조한 부분이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경제 생산성은 낮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고 이는 국민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치열한 경쟁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시인, 소설가,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예술가 등은 평균적으로 경제적 생산성은 낮지만 꾸준히 수요가 있는 직종이다. 이들에게 기본소득을 나누어줄 시 남과 경쟁 하는 삶을 그만두고 본인이 하고 싶은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기본소득제는 대표적으로 핀란드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2017년부터 2년 동안 실시했다. 2000명의 실업자를 무작위로 뽑아 매달 560유로(약 75만 6000원)를 지급하고, 다른 실업자 집단과 고용효과를 비교했다. 이를 두고 "실패"와 "실패는 아니다"라는 등 반응이 엇갈린다. 확실한 것은 기본소득이 고용효과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실패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실험 목표와 상관없는 "행복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내세운다. 기본소득 수급자의 삶의 만족도나 사회 인식이 실업급여 수급자에 비해 더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은 대가 없는 돈의 영향으로 행복도가 상승했다.
이원재 LAB2050 대표는 현대의 고용형태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용만으로 소득보장까지 가능했다. 직장에 소속되어 30~40년을 일할 수 있던 시기였다. 나와서는 퇴직금과 연금으로 생활하는 삶이 표준이었다. 그러니 국가의 일자리정책은 곧 소득정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고용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한 직장에서 평생 소득안정을 찾는 회사원의 삶은 소수의 특권이 되어버렸다. 안정적 일자리를 얻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현대의 고용환경은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취업의 문이 좁아졌고 기업은 더 이상 대규모로 채용하지 않는다. 한 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근무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드물어졌다. 고용의 유연화로 비정규직이 늘어났고 이들은 언제 퇴사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배제할 수 없다.
기본소득제는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다. 한국의 경제 고도성장 시기에는 정부가 공급 측면인 기업에 지원을 많이 해주고 고용이 늘어나는 낙수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기존의 고용환경이 뒤바뀐 지금, 이재명 지사는 소비의 측면에 지원을 해 소비자들이 지역 내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의 물건, 음식 등 재화를 사줘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고 말한다. 기본소득으로 크게 이득을 볼 수 있는 수혜자 군은 소상공인들, 지역 내 자영업자들로 보인다. 세계적인 경제정책 역사를 봐왔을 때 정부에서 국민들의 삶에 개입을 크게 하는 큰 정부와 비교적 개입을 하지 않는 작은 정부는 매번 번갈아 등장했다. 아직도 어느 정부가 맞는지, 어느 경제 정책이 맞는지 논란은 여전하다. 여러 가지 경제 정책을 시행해보고 고민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최서윤 대학생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대학생기자 최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