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간질이라고 부르는 질병 변경된 명칭이 바로 뇌전증이다. 6,500만의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뇌전증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00명 중 한 명이 뇌전증에 의한 경련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매일 발작을 일으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뇌전증 환자는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여 발작이 일어나지 않거나 조절이 가능한 사람들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편견이 심하다. 과거에는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지랄병”이라고 부르기도 하였고, “뗑깡부리다”라는 말이 간질을 의미하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라는 사실은 뇌전증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해운대 뺑소니 사건의 가해자가 뇌전증으로 의식을 잃어 사고를 낸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우리 사회의 뇌전증에 대한 편견은 더욱 강해졌다. 약만 먹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 뇌전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취업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게 존재하는 뇌전증 환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이 무서워 자신의 병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숨기며 살아간다. 우리가 뇌전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바로 알리기 위해 Q&A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재찬기자]
1. 뇌전증은 정신병인가?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흥분을 억제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순간적으로 비정상적인 전류가 흘러 발작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정신질환이 아니며, 지능 저하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또한 이 때문에 뇌전증은 정신과가 아니라 신경과에서 다루는 질병이다.
발작 시 증상은 뇌전류가 발생,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잠깐 동안 정신이 없어 주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하기도 한다.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 쓰러질 수도 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격하게 떠는 증상은 수많은 증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
2. 뇌전증은 유전인가?
가족력 상으로 뇌전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 유전적 요인은 크지 않다. 뇌전증을 앓는 사람의 아이 역시 뇌전증을 앓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지만, 임상시험에 의하여 간질을 앓고 있는 여성의 90%가 정상적인 아이를 낳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3. 뇌전증은 불치병인가?
뇌전증 환자의 60%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며, 약물치료 후에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완치도 가능하다. 나머지 40%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이 또한 수술 후 발작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보고가 많다.
4. 뇌전증은 일상생활이 힘든가?
뇌전증 환자들은 연평균 1~2회 일어나는 발작이 일어나지 않는 간기에는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연평균 1∼2회 정도 나타나는 이상 전류는 20초에 불과하며, 발작 후에는 다시 완전 정상 상태로 돌아간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뇌전증은 일 년에 한 두 번 발생할까 말까하는 발작 외에는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는 이웃이며, 이 또한 대부분 약물로도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 주변에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뇌전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을 내려두고, 먼저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박재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