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시대 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을 통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다’
지난 9월 1일부터 시민들에게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새로운 공간이 개방되었다. 41년간 1급 보안시설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통제되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시민 아이디어공모를 통해 도시재생의 과정을 거쳐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 된 것이다.
세계적 경제 혼란을 초래했던 1974년 제1차 석유파동 이후, 서울시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1976년부터 약 2년에 걸쳐 6,907만 리터의 석유를 비축할 수 있는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한다.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인근 500m 이내에 위치한 석유비축기지가 위험시설로 분류되어 탱크에 저장된 석유를 이전하고 2000년 12월 시설을 폐쇄하였다. 폐쇄 후 석유비축기지 일대는 임시주차장으로만 사용되었고, 공간의 존재 여부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별다른 이용이 전혀 없었다.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황무지와도 같았던 석유비축기지는 2013년에 개최된 석유비축기지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지금의 ‘문화비축기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사진1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안지수기자]
[사진2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안지수기자]
재탄생한 문화비축기지의 축구장 22개 크기인 부지 가운데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T0 문화마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날(10월 21일) 문화마당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꾸며진 모래놀이터(사진1)를 볼 수 있었으며, 천경우 작가의 달리기 퍼포먼스와 VR 체험 부스(사진2)가 진행되고 있었다.
문화비축기지에는 기존에 있던 탱크 5개와 새 탱크 1개를 포함한 6개의 탱크는 각각 다른 공간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T1 파빌리온’은 탱크 해체 후 남은 콘크리트 옹벽 안에 유리로 벽체와 지붕을 새로 만들어 다목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상부의 야외무대와 하부의 공연장으로 이루어진 ‘T2 공연장’은 공연장과 휴게쉼터를 겸하는 공간으로, ‘T4 복합문화공간’은 기존 탱크 내부의 독특한 형태를 살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사진3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안지수기자]
[사진4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안지수기자]
‘T3 탱크 원형’(사진3)은 석유비축기지 당시 유류저장 탱크 본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T5 이야기관’(사진4)에는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았다. 더불어 ‘T6커뮤니티센터’는 T1, T2에서 해체된 철판을 재활용한 신축건물로 운영사무실을 비롯한 강의실, 원형회의실,카페테리아 등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주말, 단순히 석유를 비축하기 위한 공간에서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되기까지의 역사를 생각해 볼 수 있고, 기존 자원을 재활용한 도시재생의 결과물이라는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 ‘문화비축기지’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안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