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여름이었던 8월 19일. 짧고도 길었던 여름방학 후에는 오지 않을 것 같던 개학을 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방학 때마저 하루도 쉴 틈 없던 턱에, 남들보다 늦은 여름 피서를 가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나 둘 끝마쳤다. 그리고 우린 강원도에 위치한 동해안의 꽃, 강릉으로 무작정 떠났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정민기자]
정동진 해변에서 촬영한 드라마 '모래시계'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모래시계를 설치한 후 붙여진 이름이다. 1990년대 인기 드라마였던 '모래시계' 촬영지로, 찬바람을 맞으며 기차를 기다리는 여주인공 주변으로 펼쳐진 바닷가의 조그마한 역사와 그 주변의 겨울 풍경이 드라마의 화면에 비춰지게 되었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계기가 되어 한적한 마을 한 시골 마을이었던 정동진은 해돋이 명소로도 알려지며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하였다.
정동진에 명소 중 하나인 모래시계 공원 안에 있는 '정동진 시간 박물관'은 시간의 탄생부터 아인슈타인의 시간, 예술로 승화시킨 중세의 시간, 현대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시간 등 “시간(Time)”을 주제로 한 재미있고 독특한 전시공간이라고 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정민기자]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정민기자]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같아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로 지명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 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이다.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그동안 해안경비를 위해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만 이용되어 온 곳으로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
층층이 쌓인 신비로운 해안단구와 예쁜 바다들이 끝없이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들어가기 전까진 몰랐던 그저 3km의 거리가 힘들고 멀게 느껴졌지만, 걷는 곳곳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다 바람에 오히려 아쉽고 짧게만 느껴졌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정민기자]
배고픔을 안고 달려온 마지막 장소는 주문진이다. 볼거리, 먹거리 가득한 수산물 시장 안으로 들어가자 건어물, 젓갈 등 해산물만을 취급하는 다양한 가게들이 나란히 나열되어 있었다. 한 횟집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다가 우리는 처음으로 '방어'라는 물고기를 주문하였다. 예전에는 동해안에서 볼 수 없는 물고기였지만, 수온이 높아지면서 요근래는 동해안의 횟집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처음 먹어보는지라 맛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부드럽지만 뽀드득 거리는 씹는 맛이 있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 전체에 퍼졌다.
계획도 없이 무작정 가족들과 떠난 여행이었지만, 그래서 더 시간에 쫓기지도 않았고 오히려 좋은 곳들을 많이 눈에 담은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 하루에 늦은 여름 휴가였지만 무더운 여름과 함께했던 여행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5기 박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