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국립호치민인문사회대학교에 가서 한국어 봉사를 하였다. 그곳에서 베트남 대학생들의 한국어공부를 도와주었다. 사실 처음에는 봉사활동 점수가 욕심이 나서 시작했다. 순수한 목적의 봉사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리 고등학생들은 학교공부, 공부, 학교 동아리, 과제 및 수행평가로 새벽에야 잠이 드는데, 봉사란 사치일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새삼 내 생각이 바뀌고 있었다.
베트남 대학생들을 도와주러 간 내가 오히려 도움을 받게 되었고, 새삼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우치게 되었다.
사실 베트남에 살면서 베트남 사람들과 인사만 나누는 사이이지, 실제 깊게 대화해 본 적이 없었다. 봉사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들은 그저 편한 누나, 형이 되었고, 내가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베트남을 배우는 학생의 입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들과 지난 6개월 동안 교류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한국의 대중매체가 조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큰 자부심을 갖는 ‘한류’란 것이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그리 매력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방송에서는 단편적으로 한류에 열광하는 일부 청소년, 젊은 세대의 모습이 영상 한 두 컷의 이미지로 지나간다. 그러나 실제 베트남을 비롯한 현지인들은 한류를 그저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이해할 따름이지 ‘열광’하지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도 않는다. 젊은 세대들도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하여 소중히 여기고, 한국만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각자의 개성에 따라 한국음악, 중국음악, 팝, 재즈 등을 즐길 따름이다. 한 때 유행하는 하나의 장르를 좋아한다고 하여 ‘동남아시아 한류로 물들다’, ‘한류 동남아시아를 정복하다’등의 과한 기사제목이나 뉴스 멘트는 낯부끄러움을 만들어 낼 때가 있다. 사실 한류는 현재 예전만큼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의 부족과 유사한 스토리의 반복, 물질만능중시, 선정성, 현실과는 동떨어진 지루한 애정싸움 등은 한류가 극복해야할 질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 자기성찰이 필요하고, 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제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마치 전체인 양 확대해석하고 한국인의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조장하는 일은 그만둘 때가 되었다.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 대한민국의 모습이자 언론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미지촬영=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김유민 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사회부 김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