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자'가 우리의 안녕을 묻습니다.
파주 출판도시는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산남동, 서패동 등 일대에 조성된 출판, 인쇄, 디자인, 출판유통 등을 주요 업종으로 하는 기업이 모여 있는 국가 산업단지로 계획된 도시이며 현재는 문화인들의 메카로 불려 질만큼 다양한 분야의 예술과 결합하여 시민들에게 '문화'를 조금 더 친숙하고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그 곳을 거닐다 보면 세련되고 네모 반듯 하며 아이디어가 독특한 건물들 사이로 조금은 어색해 보일 작은 한옥 한 채가 고즈넉하고, 당당하지만 겸손한 모습으로 우리의 시선을 이끌고 있는 '서호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전라북도 정읍 시 산외면 오공 리 814번지에 99칸의 한옥인 김동수의 가옥으로 6대조인 김명관에 의해 건립되었으며1834년에 완공되어 176년의 역사를 지닌 고가이다. 현재는 80여 칸 정도만이 보존 되어오고 있다. 김동수 가옥의 특징은 당시 집을 건축할 목재가 부족해서 거리가 떨어진 전라남도에서 자재를 옮겨 와야 했던 이유로 기둥들이 다른 가옥과는 다르게 가늘다는 것이다. 또한, 일대 부호들이 지은 한옥이 갖춘 위용스런 모습 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모습으로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부분도 이 가옥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 오른편에 있던 작은댁의 사랑채를 지금 이곳으로 이건하게 된 뜻 깊은 이유를 알게 된다면 낯설어 보이는 '서호정자'가 주는 의미 깊은 숨을 쉬게 될 것이다.
1999년 8월 30일에 파주 출판 문화정보 산업 단지 이사회에서는 '장읍 김동수의 고가 별채'의 이건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 되었고 2000년도에 이건 되어 온지 1년만인 2001년에는 서화로 명성이 높은 석촌 '윤용구' 선생님의 친필로 새겨진'학문을 가르치는 곳'이란 뜻의 '서호정자'로 현판을 걸고 택호를 부여 받았다.
그리고 '서호정자' 앞에 가지가 풍성한 느티나무의 꽃말이 뜻하는 '운명'처럼 2002년 국회도서관 보존 서고동(전자 도서관)을 신축 하면서 이식 장소를 알아보던 과정 중에 당시 국회 의장이며 '샘터'의 창간인인 우암 '김재순' 선생님의 제안으로 현 위치로 이식을 하였다.
파주출판 단지의 랜드마크로 자리 하기까지 많은 문예인, 건축가. 예술가, 민속연구가들이 한마음으로 '서호정자'를 이건 하면서까지 우리들에게 말 하려한 깊은 뜻이 무엇인지를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것이 우리들이 최소한으로 보일 수 있는 감사의 인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서호정자'는 '정읍사'의 망부석이 된 아내처럼 후손들의 곁에서 우리의 안녕을 발원을 하며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소박하지만 의연한 자태로 영원할 것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 3기 김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