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단풍이 핀 모습이 거리 곳곳에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전에는 '가을' 하면 '단풍놀이'를 가는 것이 가정의 연례행사처럼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연을 즐기는 것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요즘의 단풍의 의미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단지 사치 행위의 하나로 전락했다.
지난 일요일, 포항의 주왕산 주변의 옥계 계곡, 얼음골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드문드문 보이는 등산객들을 제외하곤 단풍 구경을 온 가족들을 볼 수 없었다. 단풍의 절정인 날로 뉴스에도 알려졌음에도 예년에 비해 확연히 단풍 관광객이 줄어든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포항에 소재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 양은 "가족끼리 놀러 가고 싶은데 서로 스케줄도 잘 안 맞고, 오빠도 친구들이랑 놀러 간다고 안가겠다고 해서 단풍 구경 못한 지 꽤 됐어요. 요즘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다던데, 그런 건 등굣길에서나 볼 수 있어요, 놀러 가서 가족과 함께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학교와 학원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가족 여행 빈도수도 점점 줄게 되면서 서로 대화도 많이 안 하게 되더라고요. 텔레비전에 가족예능 같은 것들을 보면 다 같이 단풍구경 가곤 하던데 그런 건 다 딴 세상 얘기 같아요."라며 사라져가는 가족 나들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이지혜 기자]
같은 학교 재학 중인 정○○ 양은 "단풍 같은 건 길거리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왜 굳이 날 잡아서 멀리까지 가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가족끼리 유대감을 쌓으며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학업만으로도 피곤한데 쉬는 날만큼은 집에서 쉬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상반된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가족여행을 못 가거나, 혹은 안 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듯이 단풍이 져버리기 전에 소소한 추억하나쯤은 만들러 가는 게 좋지 않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