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한지나기자]
하지만 모두가 모른척하고 묵인하는 사실이 있다. 케이시 애플렉은 자신이 제작하고 감독한 영화 촬영 기간에 촬영진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촬영감독을 성추행하고 사내 왕따를 선동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심지어 그는 당시 유부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시 애플렉은 영화계에서 승승장구하며 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받으며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성추행은 그저 그의 사생활이고 우리는 그의 연기만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까? 하지만 그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우선, 케이시 애플렉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라 말할 수 있는 밴 애플렉의 동생이자 맷 데이먼의 절친인 백인 남성이다. 사실 몇몇은 이 글을 읽으며 어떻게 이런 사건이 묵인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아해 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사건이 묵인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소위 말해 할리우드계에서 최고의 인맥을 가지고 있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쉽사리 이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키울 수 없는 것이다. 또 케이시 애플렉은 백인 남성이다. 만약 케이시 애플랙이 동양인이나 흑인이었다면 계속 좋은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만약 그가 여성이었다면 그랬다면 아마 전개는 다르게 흘러갔을 것이다.
두 번째로, 케이시 애플렉의 성추행은 단지 그의 사생활이 아닌 직장 내 성추행이며 영화계의 암울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의 성추행과는 상관없이 그의 연기는 뛰어났고 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성추행은 그저 연기와 상관없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영화를 제작하며 일어났던 일이며 이는 영화계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케이시 애플렉의 피해자였던 여성은 그저 말단 스태프가 아니었다. 뛰어난 프로듀서이자 촬영감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하며 심지어는 함께 제작한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이름마저 빠져버린 유치하고도 잔혹한 일을 당해야만 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전년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이 케이시 애플렉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브리 라슨은 작년 개봉작이었던 ‘룸’에서 성폭력 피해자 연기로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성폭력 피해자를 연기했던 여성이 성폭력 가해자인 남성에게 상을 건네는 기이한 상황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물론 케이시 애플렉의 연기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저 모두가 그의 수상을 축하해 줄 수만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적어보고 싶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한지나기자]